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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얀 Mar 20. 2022

요즘 개발자 초봉이 6,000만 원이 넘는다는데요

쥬니어 개발자 영진님과의 돈터뷰 



“개발자 유치전”이라는 말과 함께 소위 말하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는 개발자 초봉이 5-6000만 원을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개발자’라는 직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전공과 상관없이 개발자에 도전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좋은 개발자가 되려면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온라인 패션 플랫폼 '퀸잇'의 주니어 개발자 영진 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진/ 27세/ 2 년 차 백엔드 개발자/ 스타트업 라포랩스      


[김얀] 어떻게 개발자가 되신 건가요?     


[영진]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어요. 게임을 좋아하고 자주 하다 보니 ‘이건 어떻게 만들어졌지?’ ‘이 내부는 어떻게 되어 있지’가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러다가 프로그래밍을 하기 전에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툴 같은 걸로 반 친구 하나를 주인공으로 넣어서 단순한 게임 하나를 만들었어요. 초등학교 3-4학년 때였는데, 그때 반 친구들이 되게 재미있어했어요. 2탄은 언제 나오냐부터 여러 피드백을 받았는데 그때 되게 즐거웠어요. 프로그래밍이라는 건 컴퓨터라는 기계 안에서 제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 수가 있는 거잖아요.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느낌. 그게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컴퓨터 공학과가 아니었다면 대학도 가지 않았을 것 같아요.     



[김얀개발자가 되려면 꼭 컴퓨터 공학과를 나와야 하나요?     


[영진] 그건 절대 그렇지 않아요. 마치 ‘문예 창작과’를 나와야만 작가가 될 수 있는가? 미대를 나와야만 화가가 될 수 있는가? 와 같은 질문이라 생각해요. 컴퓨터 공학과에서 알려주는 것은 컴퓨터 내부 전반적인 지식인데요, 그것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필수 요소는 맞지만, 그런 지식은 대학에 가지 않고 혼자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거든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개발을 하면서 배워나가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인가?" 이 질문에 쉽게 "YES." 할 수 있는 분들이 진짜 개발자에 적합한 분들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해 보니 좋은 개발자란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개발자 분들 중에서는 그 부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회사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좋은 개발자분들을 선호해요.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저희 팀 같은 경우도 15명 이상이 하나의 코드를 보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하나의 기능을 위해서 다 같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이 어플을 사용하는 유저에게 좀 더 좋은 경험을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정하며 일을 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소통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김얀실제로 지금 제2의 직업으로 개발자에 도전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어떤 것부터 해야 할까요?     


[영진] 요즘 개발자 몸값이 높아지면서 부트 캠프(단기간 특정 내용에 대해 교육을 진행) 같은 데서 양산되는 분들이 많다고 저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단순히 월급을 더 받기 위해서 개발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이 직업에 적응을 잘 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는 첫 번째로 본인이 성격이 개발자라는 직업에 맞는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탐구심이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개발을 잘한다고 느낀 적이 되게 많아요. 일을 하다 보면 이게 어떻게 구현돼 있고 모르는 게 한가득인데 대충 가져와서 돌려봤더니 되더라 하고 넘겨버리면 성장을 못하는 거더라고요. 어떤 에러나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것에 좀 집요하게 파고들고 해결하려는 끈기가 사람이라면 좋은 개발자에 적합한 성격인 것 같아요. 실제로 좋은 회사들은 개발자 면접 때 ‘이 사람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는지 모르는지보다 이 질문을 어떻게 생각해서 어떻게 해결하고 어떤 방식으로 본인만의 결과를 도출해 나가는지’를 보더라고요.

     

두 번째는 그냥 간단한 웹 애플리케이션 같은 걸 하나라도 만들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단순하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돌아가게 만든 다음에 이것이 컴퓨터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연구하면서 그때부터 컴퓨터의 대한 지식까지 제대로 탐구해 나가는 방법도 좋은 것 같아요. 단지 취업과 큰 보상을 위해서 단기간 양산형 프로그램 교육을 받고 포트폴리오를 쌓기 위해서 매뉴얼대로 앱 3개 론칭을 해봤다 이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호기심을 갖고 하나를 하더라도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깊게 파고드는 분. 그런 분들이 결국 좋은 보상을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유튜브에 ‘노마드 코더’라는 분이 있는데 그 채널에 가면 ‘클론 코딩’이라는 것을 자세히 이야기 들을 수 있을 거예요. 기존에 나와 있는 앱들을 그대로 따라 코딩해 보는 건데요, 이런 것들을 해보면서 내가 개발자라는 직업에 잘 맞을지 테스트해 볼 수 있겠죠.     


세 번째는 인턴십을 적극 이용해 보는 방법을 추천드려요. 학교를 휴학하고 스타트업 쪽에서 인턴십으로 시작했다가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 케이스도 많이 봤어요. 지금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인턴십으로 들어왔다가도 직원으로 전환이 되는 경우가 진짜 많거든요. 인턴십이나 주니어 포지션으로 실제 개발자들이 일하는 전선으로 빨리 뛰어들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현업의 선배 개발자분들이랑 소통 하다보면 그만큼 빨리 배울 수 있고 이게 정말로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 잘 알 수 있게 되니까요.      



[김얀영진님은 IT 대기업이나 큰 게임회사에 가지 않고 왜 스타트업을 택했나요?     


[영진] 학교 친구들과도 취업할 때 많이 했던 고민들인데요, 일단 대기업 쪽은 확실히 시스템도 잘 짜여 있고, 훌륭한 시니어 분도 많아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그 대신 스타트업은 초기에 합류해서 잘 됐을 때 소위 저희는 ‘로켓을 탄다’라고 표현하는데요(웃음), 말 그대로 여러모로 빨리 갈 수 있게 되죠. 일단 저는 모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의 조직이 문화가 저한테 좀 더 잘 맞는다고 느껴요. 아무래도 조직이 너무 커지면 제가 할 수 있는 게 작아지고 자유도가 작아지는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서는 자유를 많이 보장을 해주거든요. 제가 어떤 것을 하고 싶을 때 재량껏 드라이브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스톡옵션 같은 보상 패키지도 합리적인 보상이라고 생각하고요. 정말로 내 회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들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생기거든요.

      


[김얀개발자가 매력적인 직업인 게 해외 취업도 잘 된다고 들었어요개발자로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영진] 네. 제 주변에도 해외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이 몇몇 있는데요, 해외 취업에는 프로그래밍 실력도 기본이지만, 영어가 정말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제 직원들끼리는 전부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유저의 니즈나 기획의 요구 사항들을 파악하고 소통하려면 결국은 의사소통이 되어야 하니까요. 일상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 디지털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결국 그것을 사용하고 만드는 것은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의 의사소통의 결과물로 나오는 게 바로 프로그램 코드거든요. 세상은 점점 비대면 디지털화가 되고 있지만, 반대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지는 사회라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회사들도 다들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개발자의 역량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김얀그러면 이제 돈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회 초년생이신데 자산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 여쭤볼게요.

     

[영진] 아, 저는 일명 ‘빚테크’를 하고 있는데요(웃음), 전세 자금 대출을 받아서 월세를 아끼고 있고요, 매달 이자와 같이 원리금도 상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적금처럼 돈이 모이게 하고 있어요. 연말 정산 때 혜택을 받기 위해서 IRP에 적립도 하고 있어요. 다른 투자는 아직 하고 있지 않은데 크진 않지만 스톡옵션을 일종의 재테크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웃음).      


[김얀돈터뷰의 공통질문이에요영진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영진] 동기부여의 수단이지만,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모토가 “즐겁게 살자”인데요. 돈은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돈에 매몰되어 여유를 잃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삶은 즐겁게 사는 삶이 아닐 것 같아요.  


    

[김얀마지막으로 어피티 구독자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영진] 많은 부분이 디지털 트랜스폼 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요즘입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만 봐도 미래에도 개발자는 계속 모자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직업이 나의 적성에도 맞고 해 보고 싶은 일이라면 지금 들어와서 공부해도 늦지 않아요. 하지만 단순히 높은 보상을 받는 직종이라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힘든 부분이 많을 거예요. 공부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원래 목표로 했던 연봉이 높은 회사를 못 갈 수도 있고요. 소위 말하는 ‘네카라쿠배당토’가 아닌 중소기업들의 개발자 초봉은 3000만 원정도로 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정말로 이 일에 맞는 사람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와 높은 보상이 아니더라도 이 직업을 택했을 것 같아요. 아직은 2년 차 주니어라 지금도 어떻게 풀어갈지 막막한 문제들과 마주할 때가 많지만, 그것에 도전하면서 얻는 성취감이 정말 크거든요.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들을 배우는 과정들도 너무 재미있고요. 이러한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생기는 동기부여의 수단이 돈인 것이지, 저는 결국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거든요. 각자 원하는 삶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 이 글은 3/15 [어피티 머니레터]에 기고 했던 "김얀의 돈터뷰"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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