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앨런 / 006.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책
타인의 인생을 재구성하는 글쓰기
006.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책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 데이비드 앨런
할 일이 쏟아지는 걸까 내가 일을 벌이는 걸까? 닭이 먼저인 걸까 달걀이 먼저인 걸까? 그냥 일이 많은 걸까.
알쏭달쏭 인과의 굴레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일단 내가 현재의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왜? 일단은 개인의 욕심이겠지. 다재다능한 인재를 바라는 지금 사회, 쉬지 않는 사람들, 과도하게 발달한 사회 모두가 나를 극한으로 밀어둔다. 왠지 가만히 있으면 패배하는 기분이고, 갓생을 사는 사람들 틈에서 헐떡이며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만 같다. 그래서 내가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 일들을 자꾸 벌이고 만들고 관리하려고 드는 거다. 돌이켜 보니까 내 손안에 넘쳐나는 것들이 뭉게뭉게 피어났다. 작은 손 위에 자꾸 쌓으려고 드니까 놓치기도 하고 아래에 깔려서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아무튼, 지금 나는 나를 감당하고 싶다.
매력적인 제목이다.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달콤한 꿈을 꾸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어쩌면 나도 나를 잘 매니징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다 보면 결국 모든 것들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어떤 일들이 내 머릿속에 있고, 내가 어떤 일들을 품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아 할 일이 진짜 많다.라고 마냥 무너지고 있지 말고 무엇을 내가 해야 하는지 아는 것. 내가 나를 아는 것이 결국 모든 것의 핵심이었다.
그런 다음에 그걸 분류하고 범주를 만든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해 나가는 것. 그게 이 저자가 무엇이든 되게 하려면(Get things done)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 거다. 나는 그냥 쏟아지는 일들에 쓸려가고 있었을 뿐이었구나,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의 나를 잘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일단은 문제집이 나를 이렇게 키웠다. 한 문제 한 문제를 풀다 보면 정답지가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줬다. 100 단위의 점수는 내가 얼마나 많은 문제집을 풀고 그 방식을 암기했는지를 드러내는 수치였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문제집이 없는 일들이 더 많았다. 문제집은 내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말해줬는데. 누구도 나에게 동그라미나 엑스표를 쳐주지 않는다. 평가원도 없어서 지금의 내 삶이 어떤 난이도를 헤쳐나가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모두 다 내가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거였다.
근데 어떤 정답이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믿으면서 이런 책들을 뒤척이면서 벌린 일들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문제집 없는 삶은 결국 내가 만든 문제들을 정답에 가깝게 내가 잘 정답지를 만들어가는 거였구나. 여섯 번째 책은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책'이었다. 지난번의 나는 나만의 콘텐츠가 갖고 싶었고, 지금의 나는 콘텐츠는 자시고 일단 일을 하나씩 해치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다. 갖고 싶다는 건 결국 나에게 지금 없는 것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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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의 의미]는 책을 100권을 읽으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그리고 그 책들이 개인의 삶에 어떤 의미를 형성하는지 알아보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2021~2023년에 걸쳐 100권을 읽은 후 같은 리스트로 두 번째 100권을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