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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sooltory teller
Jul 08. 2020
검은 조직의 비밀 (1)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과 <진> , <베르무트>
학창 시절
만화책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신간이 나오면
항상 챙겨보던 만화책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명탐정 코난
입
니다.
이제는
만화책을
매번
챙겨보진 못하지만
이따금씩 찾아보는
에피소드
가
있습니다.
바로 검은 조직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혹시 이 검은 조직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마다 술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진
베르무트
어릴 땐 몰랐지만 이제는 어딘가 익숙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검은 조직 요원들의 이름은
모두
술에서 따온 것들입니다.
코른, 키안티, 칼바도스, 럼, 버본, 쉐리, 라이 모두 술
입
니다.
하지만 한 명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워커
이쯤 되면
조니워커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워커의 코드네임은
보드카입니다.
Vodka는 일본어로
ウォッカ(wokka)로 발음되는데
이게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보드카가 아닌 워커로 번역되었습니다.
진(좌)과 베르무트(우)
검은 조직의 비밀을 알았으니 이제는 한 명씩 더 깊게 알아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검은 조직의 냉혈안 '진'입니다.
과연 진은 어떤 술일까요?
사실 처음 진은 술집이 아닌 네덜란드의 약국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술이 아닌 이뇨제로써 판매되었기 때문입니다.
술을 마시면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것 같습니다.
하여튼 진은 당시 기술로는 냄새가 심해 마시기 힘들었던 보드카에 쥬니퍼베리
(노간주나무 열매)
를 섞어
서
만들었습니다.
알코올의 향을 잡은 술을 약으로 팔았다니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약을 가장한
술이었던
진이
비로
소
술로
유명해진 계기
에
는
민주주의의 발전
이
있
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진은 영국으로 수입된 이후 많은 발전을 이뤘는데 그 배경에
"명예혁명"이 있었
기 때문입니다.
1688년 영국에서는 제임스 2세가 전제적인 종교정책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에 반대한 영국 의회는 그의 딸 메리에게 군대를 요청했습니다.
메리는 그의 남편이자 네덜란드 총독인
오라녜
공과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제임스 2세를 몰아낸 메리는 의회정치의 기본이 된 권리장전을 승인하고
각각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로 영국 왕위에 공동으로 오르게 됩니다.
피를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이뤄냈기에 명예혁명이라고 불립니다.
이
명예혁명으로
인해
폐위된 제임스 2세는 프랑스로 망명하
고
영국의 국왕인 윌리엄 3세는 프랑스 술의 수입을 제한합니다.
그러는 동시에
진에
대한 세금을 없애고 각종 규제를 철폐해 원하는 사람 누구든지 증류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더 이상
프랑스 술을
구할 수 없는 영국인들이 그 대체제로
값
싼
진
을
떠올린 것은 당연한 순서였습니다.
그렇게
진은 영국 노동자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며 영국을 상징하는 술이 되었습니다.
"A secret makes a woman, woman"
항상 비밀에 쌓여있는 금발의 여인, 베르무트는 어떤 술일까요?
진이 보드카에 향을 첨가한 것이라면 베르무트는 포도주에 향을 첨가한 술입니다.
베르무트는 포도주에 브랜디를 섞어 도수를 올리고 쑥과 키니녜등을 첨가한 술입니다.
Vermouth라는 단어 역시 독일어로 가향 포도주를 뜻하는 Wermut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매력적인 향을 내뿜은 독일계 여성으로 등장하는 베르무트의 코드명은 아마 이런 이유에서 사용되지 않았을까요?
베르무트는 포도주로 파생된 술인 만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유명합니다.
백포도주에 향을 첨가한 '드라이 베르무트'는 프랑스에서
적포도주에 향을 첨가한 '스위트 베르무트'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생산되었습니다.
그래서 각각 '프렌치 베르무트'와 '이탈리안 베르무트'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포도주에 향을 첨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저급 와인의 향을 숨기기 위해서였습니다.
따라서 포도주의 맛을 기대하고 마신다면 그보다 진한 쑥향에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독한 냄새를 감추기 위해 발명된 진과 베르무트.
어쩌면 항상 속을 알 수 없는 진과 베르무트에게 딱 맞는 코드네임 같습니다.
진과 베르무트는 그 향으로 인해 식전주로도 애용되지만
저급 술이 그 기원인 만큼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칵테일의 재료로 이용됩니다.
진과 베르무트가 쓰이는 가장 유명한 칵테일은 바로 '마티니'
입니다.
"오늘 밤 오랜만에 마티니나 만들어보지 않겠어?"
웨이터로 변장한 베르무트가 진에게 마티니를 건네며 한 말입니다.
처음에는 의미 없는 대사 같았지만 술을 알고 보니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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