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야 NAYA Oct 12. 2019

90년대생이 왔다.

90년대생이 왔다 : Episode 1


 “요즘 교수들의 가장 큰 탐구대상이 뭔지 아나요? 바로 여러분이에요.”     

지난 학기 들었던 조직행동론 수업의 교수님은 오래도록 기업에 몸담고 계셨던 분이었다. 수년 만에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만난 만큼, 교수님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셨고, 그만큼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셨다. 각계각층의 지도자와 기업인, 학자들을 만나며 보고 들은 내용은 수업의 좋은 자양분이 되었고, 두껍고 무거운 전공책보다는 그저 교수님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멍하니 듣고 있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기도 했다.      

 교수님은 매 수업시간 강조하며 말씀하셨다. 어느 모임, 어느 단체, 어느 집단을 가든, 대화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언제나 ‘Z세대’라고. 어린 꼬마였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자라나 가장 큰 소비집단(이자 미래를 이끌어나갈 집단)이 되었고,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이 집단을, 어른들은 도무지 알 수 없기에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고.    



 내가 아주 어린 아이였던 과거부터 대학생이 된 현재까지, 우리들의 가장 큰 과제는 어른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부모님께 혼날 때 꾸중의 원인을 찾아내고, 선생님의 수업 속에서 시험에 나올만한 내용을 고민했고, 하물며 문제집을 풀 때도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데 이제 와 우리 세대가 궁금하다니! 내 생각을 알고 싶다니!!      


 90년대생을 가르친다는 교수님에 연신 ‘부럽다’는 말을 반복했다는 한 기업인, ‘요즘 애들’이 너무나도 궁금해 연구해 몰두하고 있다는 이름 모를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90년대생이 궁금하다면, 집에 있는 여러분의 아들딸한테 물어보세요! 그분들이 그 대단한 90년대생 이라구요...!’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바로 ‘꼰대’라는 것을.      


 쓸 약도 없다는 젊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이제라도 우리 세대에게 보내주시는 과분한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대통령의 눈에도 띈 ‘90년대생이 온다’의 바로 그 90년대생으로서, Z세대 태어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당차게 끄적여보려 한다.      


 이 글로 세상을 뒤흔들 수는 없어도, 귀에 콩나물을 꽂고 지나다니는 저 수많은 90년대생과 어른들이 조금은 친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90년대생이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