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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쪼하 Sep 30. 2023

기사 한 건 더 나가게 하는 '리마인드 메시지'의 힘

쪼하의 커리어 이야기

지난주 또 다른 해외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일을 맡았다. 디지털 신원 플랫폼 '갤럭시(Galxe)'가 2.0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내용 자체로는 나름 기사화가 될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해당 프로젝트의 인지도였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업비트에 상장되어 있음에도 나조차 잘 알지 못했던 프로젝트였다. 이전 국내 기사를 찾아봐도 관련 내용을 찾기 힘들었다. 게다가 그 명칭이 삼성전자 스마트폰(갤럭시)과 동일한 까닭에 검색 결과로 잡히기도 어려워 보였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보도자료의 제목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뽑는데 집중했다. 일단 갤럭시가 어떤 프로젝트인지 알아야 하기에 나부터 먼저 갤럭시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메타마스크(이더리움 생태계에서 대표적으로 쓰는 지갑)를 연결하고 갤럭시 ID를 만들었다. 그 후 플랫폼을 탐방해 보니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이더리움뿐 아니라 솔라나, 앱토스 등 여러 블록체인과 호환된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나니 업그레이드 내용 중 모바일 앱 출시가 가장 중요한 이유를 체감했다. 스마트폰으로도 틈틈이 플랫폼 내 로열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그 보상인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받을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위와 같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평소처럼 기자들이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었다. 그럼에도 프로젝트의 인지도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지 못한 채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첫 보도자료인 만큼, 내부에서 여러 매체에 배포되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자료를 배포한 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반응이 영 미적지근했다. 단 한 곳에서만 기사가 나간 것이었다. 평소처럼 메일을 전송하고 문자 알림까지 보냈음에도 다른 프로젝트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별도의 '리마인드 메시지'를 보내는 걸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다. 우선 기자 분들이 그런 메시지를 "자료를 꼭 처리해 달라"는 압박처럼 받아들일까 봐 조심스럽고, 자주 보낼 경우 회사의 보도자료에 대한 피로감이 느껴질 것으로 판단해서였다. 하지만 이번엔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기자 분들이 점심 미팅을 끝냈을 것으로 보이는 오후 1시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냈다. 마침 그날 비가 오길래 '비 오는데 조심해서 이동하고 계시냐'며 운을 띄우고 '이번 보도자료를 잘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기자들이 통상 오전에 보도자료 메일을 훑어보지만 오후에도 혹시 놓친 건 없는지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있기에 일부러 오후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별 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효과는 상당했다. 그날 오후부터 하나 둘 기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총 10곳이 넘는 매체에서 관련 기사가 나왔다. 덕분에 내부에서도 굉장히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아마도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넘겼던 기자 분들이 내 리마인드 메시지를 보고 메일을 다시 확인해 보니 기사화가 될 만하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리마인드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보내는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부탁'을 하는 일이기에 상대방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어서다. 그럼에도 정말 중요한 자료를 배포해야 한다면 한 번쯤은 리마인드 메시지를 전송할 만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리마인드 메시지 전략이 주효하려면 평소에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져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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