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혁 Mar 09. 2023

영화 "라라랜드" 리뷰

"...두 사람 모두에게 진정으로 중요했던 것은 돌아갈 연인의 품이 아니라 나아갈 자신의 꿈이었으니까..."



영화 라라랜드 리뷰

  1. 라라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엔딩을 해피엔딩으로 보는 시선과, 새드엔딩으로 생각하는 시각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중에서 해피엔딩이라는 전제하에 생각해보자.
 
 첫 만남, 영화는 LA로 들어가는 꽉 막힌 고가도로에서 시작한다. 이 답답한 장소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데 그것은 바로 경적과 중지. 이 첫 만남은 대면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다.

 두 번째 만남은 세바스찬이 연주 파트타임일을 하고 있는 레스토랑인데, 이번엔 대면도 했지만 세바스찬은 자신의 연주를 칭찬하는 미아를 무시해버린다.
 
 드디어 첫 대화가 오가는 세 번째 만남은 미아가 우연히 찾은 파티장, 생계를 위해 촌스러운 옷을 입고 분위기 조성용 쥬크박스 가 된 세바스찬이 있다.

 이후 전개는 어찌어찌 서로 관심 없다고 투닥거리다 춤도 추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전혀 상극일 것 같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이유"가 바로 이 영화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이다.

 이렇게 만남부터 삐걱거리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미아는 배우 지망생이며 재즈는 듣기 힘든 음악이라며 싫다(hate)는 적나라한 표현으로 취향을 강조하던 사람이다. 반면에 세바스찬은 인생에 관계, 사회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재즈의 꿈만을 품고 사는 뮤지션이다. 자신이 싫다고 한 재즈만이 유일한 목표인 남자와, 자신의 유일한 목표를 싫다고 한 여자는 아무리 봐도 공통점도 애정도 느낄 수 없어 보이지만 둘은 중요한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꿈을 갖고 좇는 사람들이라는 것.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긴커녕 쫓던 와중에 굴려지고 상처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 그렇게 이룬 것 없이 막연한 도전의 굴레 속에 살던 사람은 결코 실패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지만 동병상련의 동지를 만나 나의 상처를 거울로나마 바라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정리 : 미아와 세바스찬은 상처 받고 좌절한 "자신의 모습"을 상대에 비추어 사랑했다는 것.

 그런데 그랬던 그 둘이 결국 헤어지는 건데 왜 해피엔딩이냐, 심지어 세바스찬은 아직 마음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조금 더 생각해 보자.

 이 둘은 서로 사랑했지만 사실은 거울 속 자신을 사랑한 것과 같다. 두 사람 모두에게 진정으로 중요했던 것은 돌아갈 연인의 품이 아니라 나아갈 자신의 꿈이었으니까. 그런 점에서 난 이 영화의 엔딩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후회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바스찬은 왜?"  꿈을 이룬다는 건 단순히 원하는 직업을 얻어 직업적 사회적 성취를 얻는 것이 아니다. 인격적인 성장은 반듯이 따라오기 마련, 세바스찬이 후회하는 것은 미아를 잃은 것이 아닌 과거의 자신 즉 정통 재즈밖에 모르는 외골수이자 모든 사람을 그저 들러리로, 객체로밖에 보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 그래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꿈을 쫓는 자신의 모습을 한 여인에 대한 죄책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젠 안다. 세상은 자기가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미아 쪽은 어떨까. 미아는 재즈클럽 "셉스"에서 연주하고 있는 세바스찬을 보며 웃으며 당신을(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둘은 병립할 수 없는 사랑과 꿈 중에 한 가지를 택한 것이 아닌, 좋은 스승이자 동지를 만나 꿈과 성장을 모두 이룬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미아와 세바스찬이 헤어지지 않은 인생의 상상씬은 세바스찬의 상상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수정본)

위 글을 쓴지 벌써 햇수로 4년이 지났다는게 놀랍습니다. 쓸 당시에는 마음에 든다고 여겼지만 지금 보니 엉망진창인 글에도 일말의 애정이 남아 보강해보았습니다.


1. 영화 ‘라라랜드’의 장르를 로맨스가 아닌 성장물로서 감상한다면그 엔딩을 해피엔딩으로 받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첫 만남부터 삐걱거리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요.미아는 배우 지망생이며 재즈는 듣기 힘든 음악이라며 싫다(hate)는적나라한 표현으로 취향을 강조하던 사람입니다. 반면에 세바스찬은인생의 관계, 사회성을 제쳐둔 채 오직 재즈만을 품고 사는 뮤지션이죠.

 자신이 싫다고 한 재즈만이 유일한 목표인 남자와, 자신의 유일한 목표를 싫다고 한 여자는 서로를 사랑하기 힘들어보이지만 둘은 중요한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꿈을 쫓는 사람들이라는 것.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긴 커녕 쫓던 와중 굴려지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라는 것. 그렇게 이룬 것 없이 막연한 도전의 굴레 속에 살던 사람은 꿈을 (아직)이루지 못한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지만 동병상련의 동지를 만나 나의 상처를 거울로나마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었죠.

 하지만 역시 이별 한 후, 상상으로 아름다웠던 한 때를 추억하는 둘을 보며해피 엔딩이라 칭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이유에 주목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둘은 꿈을 쫓으며 잠시 스치었고 꿈을 따라 헤어진 관계입니다. 때문에 진정 두 사람에게 필요했던 것은 돌아갈 연인의 품이 아닌 나아갈 나의 꿈이었으리라고 짐작해 봅니다. 영화의 마지막, 세바스찬이 운영하는 재즈바에서 우연히 재회한 둘 은한 때 미워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듯 지난 시간속 경험을 완전히소화해 후련한 얼굴을 피우게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