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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풋풋씨 Mar 11. 2020

다시 만나 반가워 울릉도

Nice to see you again

191209


코로나 잠잠해지면 다시 가고싶은 곳



다시 울릉도

2005년 몇 월, 2019년 10월, 2019년 12월.

세 번째 울릉도 여행이다.  

울릉도와 조금씩 더 정이 드는 느낌이다.  

편안해



이번 울릉도 여행  4가지 목표

1  성인봉 가기

2  죽도 가기

3  봉래폭포 가기

4  독도 새우 먹기



가보고싶은 섬 앱으로 미리 예매했던 티켓을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발권을 한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발권하는데 1 분밖에 안 걸렸다.  옆에 있는 가게에서  멀미약을 사서 꿀꺽.

기도가 절로 나온다. 3시간 30분을 무사히!


출발시간 40분 전, 9시 20분. 배로 입장 시작. 햇빛이 비취는 2층 창가 자리다. 먼저 구명조끼 위치 확인하고 안전벨트를 매려는데... 없다! 아 배에 원래 안전벨트가 없는 건가? 흠

다시 마음의 손을 모으고 외쳐본다.

'오늘도 무사히'



음악을 들으며, 햇빛을 맞으며 울릉도를 상상하니 잠이 스르르 든다. 포근하고 따뜻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잠을 잔다...는 내 상상일까? 실상은 파도로 흔들리는 배를 따라 좌우상하로 해드뱅잉을 하고 꿈속에서 중얼거린다. '아 제발 오늘도 무사히'


1시 25분. 다행히 무사하게 울릉도 도동항 도착!

울릉도야! 다시 만나서 반가워! :)

왼쪽 유리창으로 행남 해안도로 다리가 보인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남색, 보라색! 무지개색 다 찾았다!

울릉도 행남 해만도로 무지개 다리



울릉도는 여전히 아름답구나!  아 반가워!



울릉도 도동항


음......

근데 나 어디로 가지? 두둥! 대책 없는 풋풋 씨.

(라고 썼지만 나름대로 다 대책이 있다고 한다)

울릉도도 식후경. 밥 먹으면서 일정도 짜 보고 숙소도 예약하자. 돌솥문어밥이 맛있었던 돌솥식당에 가자.

!  문 닫혔어. 우어엉.

돌솥문어밥을 생각하며 뱃멀미를 참았는데 아쉬워.

맞은편 골목에 보이는 식당? 

영업 종료!

'아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12월의 울릉도는 뭔가 음산하고 삭막한 느낌이야...'

배를 오래 타고  속으로 오래 있으니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다.

춥고 배고파.

 위쪽 골목에서 시선이 느껴진다. 뽁이를 닮은 검은 고양이!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눈인사를 하니 고양이도 내게 인사를 해준다.

천천히 눈인사를 나눈다


고양이를 바라보며 계단을 올라가니 바로 식당 발견. 울릉도 동은식당.

'안녕하세요. 식사되나요오?' 왠지 떨리는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

흰머리에 인자해 보이시는 아저씨께서 '네~ 식사돼요'라고 편안히 맞아주신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니... '2인분부터' 라는 글씨가 있다. 으~시련이다.


-사장님~~1인 메뉴는 뭐가 있을까요?

-어떤 음식 드시고 싶은데요? 다 됩니다.

-아.정말요? 2인분부터라고 쓰여있는 음식도 돼요? 네에? 된다고요? 고맙습니다.

그럼 전...(가만있어보자 뭘 먹지) 홍합 칼국수 주세요.

메뉴판 보고 슬펐다가 사장님 말씀에 금방 행복해졌다.

나 홀로 여행자는 이렇게 먹는 것이 힘들다. 전국 별미들은 다 2인 이상이야. 그래도 다른 지역은 백반집이라도 있는데 울릉도는  백반집도 찾기 힘들다. 그리고 섬의 특성상  음식 가격도  10,000원~15,000원 인 곳이 많아 비싼 편이다.


홍합 칼국수 속의 홍합이 짭조름 쫄깃쫄깃 맛있다. 국물이 시원하고 고소하다. 공깃밥을... 추가했다. 아 오늘도 간헐적 폭식이로구나!

하지만 이렇게 따뜻하고 고소한 국물에 밥을 안 먹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요. 암요!



맛있게 먹고 계산을 했다. 사장님 따님인 것 같은 젊은 여자분께 홍합 칼국수 10,000원과 공깃밥 1,000원 값을 내밀고 정말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그런데...

계산이 다르다고 한다.

아 공깃밥 추가는 안 받으시려나 보다!!

했는데 1,000원을 더 내야 한다고 한다...

네? (설마 혹시) 공깃밥 값이 2,000원이에요?

(세상에 공깃밥이 2,000원이라니! 암묵적으로 전국적으로 공깃밥 가격은 1,000원 또는 서비스가 아니었던가? 울릉도는 역시 클라쓰가 다르구나!)


아, 죄송해요. 몰랐어요 여기 1,000원이요. 하며 돈을 내밀었는데 직원은 웃으며 괜찮다고 안 받는다고 한다. 아니에요. 받으셔야죠. 실랑이를 했는데 그럼 또 오시면 되죠라고 말해준다.

아, 네, 꼭 또 올게요. 웃으며 인사하고 나온다.



밥을 먹으면서 숙소 예약을 뚝딱 해치웠다.

지난번에 갔던 저동에 있는 위드유 게스트하우스. 이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깨끗하고 개인 공간이 보장되고, 카페 공용 공간도 있으며, 번호키 사물함과 핸드폰충전기에, 무려 무료 건조 겸용 세탁기가 있는 곳이다. 저동항 근처에 있어서 주변에 온갖 필수품이 다 있는 편의점과 약국, 식당, 카페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저동항 촛대바위  옆에서 보는 울릉도 일출은 환상 그 자체다. 날이 맑은 날에는 왼쪽으로 일출과 함께 독도를 보는 어마어마한 행운을 가질 수도 있다.

아름다운 저동항 일출을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게스트하우스 도착. 지금 시간 오후 4시 30분.

오늘 방은 2층 침대가 두 개 있는 4인실 도미토리. 이미 묵고 있는 한 분의 게스트와 인사한다. 검은 긴 머리와 하얀 얼굴이 인상적인 대구에서 온 게스트님. 뱃멀미 때문에 이틀을 방에서 쉬고 있다고 하며 내 상태는 괜찮냐고 물어본다. 냉장고에서 홍삼드링크랑 귤이랑 과자랑 자꾸  내어준다.


-아 홍삼드링크는 몸이 안 좋아서 편의점에서 산건데  2+1예요. 멀미 나고 기운 없을 때 드시면 좋아요. 과자는 당 떨어질  때 드시기 괜찮고, 시원하게 귤도 드시고요. 여기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대가 없는 친절을 베푸는 대구 아가씨.

나도 좀 이렇게 베푸고 부드러워야 하는데...

홍삼도 과자도 귤도 달달하다!


대구  게스트님은 배안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배를 탔는데 파도가 철썩철썩. 파도가 칠 때마다 배가 흔들리고 속도 흔들리고. 마치 바나나보트를 타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나만 그런가 하고 옆을 바라봤는데

다들 바닥에 누워있고, 흔들거리며 걷고 있고 마치 좀비를 보는 줄 알았잖아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실감 나게 말하는 대구 게스트님의 이야기에 한참을 깔깔깔깔.


10시가 조금 넘어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붙어있는 블라인드를 내리니 더 아늑하다. 전기장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침대가 따뜻하다. 몸이 노곤 노곤하고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온다. 내일은 날씨가 흐려 일출 보기도 힘드니까 맘껏 잠을 자자.

아  울릉도에 다시 왔어...

오늘도 무사히, 편안히 보냈어...

감사해



하루 비용


배 삯 포항-울릉도 64,500 원

멀미약 3.000 원 (나올 때 것까지 두 병)

점심 도동 동은 식당 홍합칼국수 11.000원

간식 사과, 견과류, 커피, 초콜릿 8,600원

숙소 울릉도 위드유 35,000원 (조식포함)

총 125,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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