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나를 위해 꽤 큰 금액을 썼다.
첫번째는 연말에 있을 <이문세 콘서트>를 예매한 것이다. 지난주 배철수 DJ의 휴가로 배우 한혜진님이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며칠간 진행했다.
의외로(?) 배우 한혜진의 진행은 아주 편안했다. 처음으로 라디오를 진행한다며 긴장된다 말하는 그의 음성은 떨리는 대로, 굳이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 태도 그대로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왔다.
담백한 그의 진행과 음악 취향에 나도 모르게 젖어들어 방송을 듣고 있는데 DJ의 추천곡으로 그의 출연작 <남자가 사랑할때>에 수록되었던 이문세의 <기억이란 사랑보다>란 노래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에 라디오에 나오는 이문세의 노래에 푹빠져있다가 언젠가 그의 콘서트 포스터를 본 기억이 떠올랐다.
주말에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어 공연을 볼 수 있는 요일은 금요일이 유일한데 연말을 앞둔 금요일, 예매가능한 공연이 있었다. 망설임없이 결제를 하고 이문세 노래를 몇개 더 찾아서 감상했다.
약 4개월 후에 있을 그의 공연이 매우 기대가 된다.
두번째 소비는 글쓰기, 그것도 소설쓰기 강좌를 등록한 것이다. 글쓰기를 하염없이 미루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몇개월을 보내고 뭐라도 써볼까 싶어 오랜만에 노트북을 들고 집을 나섰다.
아르바이트 경험담을 한 편쓰고 시간이 남아 한겨레 문화센터를 둘러보다 9월에 시작되는 소설쓰기 강좌를 발견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참여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매주 소설 비스무리한 걸 써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 여겨져 수강신청을 하고 28만원을 결제했다.
다시, 글을 써보려한다. 에세이로 포장된 일기든 알바 일지든 육아일기든, 무엇이 되든 다시 써보리라. 거기다 '소설'이라는 어마어마한 세계에 발이라도 딛어본다는 심정으로 글쓰기 수업을 들어보기로 했다.
9월에 시작될 수업 또한 매우 기대가 된다.
3시간 이용을 예약한 공유 서재를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14,000원을 결제하고 집에서는 불가능한 글 한 편(이것까지 두편)을 썼다.
이대로 집에가기 아쉬워 지난 주 처음 방문해본 서점에 들를 생각이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굳었을 돈이 아깝긴 하지만 쓰는 만큼 무언가 돌아오리라는 믿음으로 지나간 소비에는 미련을 두지 않으련다.
내일부터 주말 도서관 단기 근로자로 근무를 시작한다.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일자리에도 잘 적응하고 열심히 내 몫을 할 것이다.
나는 열심히 벌고 나를 위해 소비도 잘하는 사람이다. 잘하고 있어. 괜찮아. 토닥토닥. 너 충분히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