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출근할 때 드는 생각 : '주물공장에서 10년 일한 김동식 작가는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알람이 울리면 눈을 뜸과 동시에 자동으로 몸을 움직여 씻고, 간단히 챙겨먹은 후 아침 뉴스를 보다가 출근을 한다. 매장에 도착해서도 역시 머리에 앞서 저절로 몸이 움직여 해야할 일을 하나씩 처리한다.
일터에서의 여섯 시간은 빠르게 간다. 지루할 틈없이 손발을 움직이거나 손님을 응대해야하기 때문이다.
누구하나 나를 간섭하는 사람없고, 싫은 소리를 하는 이 없다. 얼마 전까지 나를 힘들게 하던 신입 파트너가 퇴사해 일 잘하는 00씨와 함께 근무하게 되어 근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그렇게 하루를, 일주일을, 한달을 채우기를 여러 번이다.
일찍 일어나는 것, 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것,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 모두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그러니까 일하는게 딱히 힘들 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몹시도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 때려치고 뭘해야 하나 고민을 한 적도, 다른 방법을 모색한 적도 여러번이다.
오래가진 못했다. 집에 오면 쉬다가 먹다가 뭘 하다가 침대에 눕기 바쁘다.
지겹다. 반복되는 일도 지겹고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회의감도 지겹고, '무언가를 찾아야만 해.'라는 압박감도 지겹다.
출근길에 주차를 하고 매장을 향해 걸으며 김동식 작가를 떠올린다. '10년 동안 외삼촌이 운영하는 주물공장에 출근해 벽을 보고 앉아 주물틀에 아연물을 넣어 지퍼나 단추, 액세서리를 만들'(나무위키 참조)었던 그의 인내심에 경외감을 갖는 순간이다.
도쿄바게뜨 오픈조 근무가 지긋지긋하다고 하기에 1년은 너무나 짧은 세월이다. 그러니까 투정은 줄이고 무념무상, 일터로 향하자.
<퇴근길의 즐거움>
퇴근길이야 원래 즐겁지만 가끔은 특별히 더 즐겁다. 오늘이 그러했다.
지난 몇주간 일본 작가 '가키야 미우'의 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다. 그의 책을 거의 다 섭렵하고 새로운 읽을 거리를 찾아 헤맸다.
지난 주 도서관 근무를 하던 중 한가한 틈을 타 책 검색을 시작했다. 갑작스레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말고) 만화가 읽고 싶어졌다. 만화책 서너 권에 흥미로운 책 몇 권을 더해 상호대차 신청을 마쳤다.
퇴근길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룰루랄라 도서관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한숨 잔 후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읽었다. 하루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 중 하나이다.
시험삼아(?) 한권만 빌려보았던 만화 시리즈가 재미있어 나머지 네 권의 책을 서둘러 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 신청을 마쳤다.
오늘 신청한 책은 아마도 내일 모레 퇴근 길에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목요일 퇴근길은 더더욱 즐거울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