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란시스 하 리뷰
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그레타 거윅, 믹키 섬너, 그레이스 검머, 아담 드라이버, 마이클 제겐
개봉2014. 07. 17.
불안한 현실에 감정적 동요가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막연한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닌 '빠꾸없는 낙관'을 전달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질적으로 희망찬 음악과 프란시스의 표정 속 곱절의 긍정성
27세의 프란시스는 영화 속에서 계속해서 밀려난다. 첫 시작은 소피의 집. 소피는 남자친구 패치와 일본으로 떠나고 그녀는 반강제적으로 집을 떠나게 된다. 그 후 레브와 벤지의 집에 얹혀 살게 되지만, 자신이 속한 무용단에서 자리를 보장 받지 못 하며 월세를 내지 못 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밀려난다.
모든 곳에서 밀려난 프란시스는 가족을 만나고 다시 뉴욕에 돌아온다. 무용단 친구의 집에서 5주 동안 얹혀 살 계획이었으나, 즉흥적으로 파리 여행을 떠났고 다시 돌아와서는 자신이 졸업한 학교 기숙사에 산다. 웨이트리스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소피를 만나고 그 날 밤 다시 소피와 살 계획을 세우지만, 소피는 이른 아침 편지를 남기고 떠난다. 그렇게 또 밀려난다.
글로 나열한 그녀의 삶은 뭐 하나 암울하지 않은 부분이 없어 보인다. 영화도 흑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음악과 그녀의 표정은 그렇지 않다. 단 한 번도 슬픈 뉘앙스의 음악이 흐르지 않으며 단 한 번도 제대로 슬퍼하는 프란시스의 모습이 없다. 그저 희망차다. 그저 기쁘다. 그저 화목하다.
긍정과 부정의 극렬한 대비 속에서 긍정적 장치의 긍정성은 극대화 되는 것 같다.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끊임없이 화목할 따름이다. 의도적인 이질적인 배치 때문이었을까. 흑백 속 음악은 더 극적으로 희망차게 들리며, 그녀의 표정은 확실한 긍정을 표현한다. 이분법적인 장치의 배치 속에서 이 영화는 두 배 더 행복하다.
Undateable!(안 생겨요!), 왜?
영화 속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단어는 undateable, 우리 말로 '안생겨요!' 가 되겠다.
프란시스는 어떻게 보면 독특하다. 슬퍼야 할 상황에 슬프지 않고, 자존심이 강해 때로는 거짓말도 하고, 어렵사리 얻은 거주지를 뒤로 한채 파리로 여행을 떠나 간다. 자신의 절친과 살고 싶어 남자 친구의 동거 제안을 뿌리치며 헤어지기도 한다.
이런 프란시스에게 주위 사람들과 본인은 역시 "like undateable"("안 생겨요 답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녀의 생활 양식을 맞춰줄 남자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 일반적 이성들은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기 힘들 것 같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하지만 프란시스는 이 말을 그리 씁슬하게 내뱉지 않는다. 그래서 안 생기면 어떤가, 뭐 그게 잘못됐나.
프란시스는 아슬아슬하지만 충분히 아름답다. 사회적 기준의 안정성을 따라가지 않을 뿐 충분히 매력적이다. 우리는 가끔 사랑이 안정성 이후에 오는 감정인 양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마음이 안정적이고 평화로워야만 우리가 사랑을 할 수 있나. 불안해도 우리는 사랑에 빠질 수 있고 그 불안함은 그 사람의 매력적 캐릭터가 될 수 있다.
불안함, 불안정, 불완전 등 온갖 아니 불(不)로 시작하는 단어들로 가득한 프란시스이나, 그의 '안생겨요!'는 슬프지 않다.
자신감 있고 당찬 젊은 프란시스는 그 자체로 사랑 받을 가치가 있으며, 우울한 존재가 아니하다.
계속하여 긍정적인 그녀에겐 좋은 기회도, 사랑도 이제 '생길'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