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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연 Mar 19. 2023

사라진 궁금증

사라진 궁금증


사랑은 모든 것을 녹일 정도로 뜨거웠다가도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하기도 한다. 물론, 어떠한 변화도 없이 미지근한 상태 그대로일 때도 있다. 그리고 사랑에 온도 차이만 있겠는가. 사랑에는 속도 차이도 존재한다. 규정 속도를 지키면서 달리다가 갑자기 액셀을 밟아 미칠 듯이 속도를 올려 과속을 하는 순간도 있으며, 순식간에 브레이크를 밟아 급작스럽게 멈출 때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 매일이 그립고 궁금했던 누군가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게 되었다면 그 감정의 온도는 미지근해진 것이고 그 감정의 속도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멈춘 것이다.


오히려 분노가 있다면 여전히 그 사람이 궁금할 수 있다. 하지만 궁금하지 않다는 건 씁쓸하고 슬프게도 이제는 감정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인끼리의 싸움에도 애정이 깔려있다. 애정 따위가 없으면 뭔 짓을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애정이 있다면 하나하나 눈에 불을 켜고 꼬투리 잡을 건 없나 하기에 결국 싸우게 되는 것이다. 만약 싸우고 있는 연인이 있다면 아직 그 사랑은 유효한 것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서로에게 더 잘하면 된다.


미지근함과 멈춤. 이 상태에서 변화를 일으키려면 끓이거나 얼리거나, 밀거나 당기거나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래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면, 더 이상 누군가가 궁금하지 않는다면, 그 인연은 끝난 것이다. 당신은 그 사람을 다 잊었다. 축하한다. 오늘부터 두 발 뻗고 푹 자면 된다.




글, 신세연


인스타그램 @shin.writer

메일주소 shinsere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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