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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좋아 6시간전

온몸이 붉게 변했고, 하얀 각질이 올라왔어요.

아토피 회복 90일 챌린지_60일 차

아이고. 내 몸아.

배부터 등과 팔과 목, 다리 등 붉게 피부가 올라왔어요.

그리고 하얗게 각질이 전신에 올라온 상황입니다.

살며 이런 상태는 또 처음인 것 같아요.


몸 전체가 너무 따갑고, 신경이 예민해져서인지 약기운인지, 밤에 잠을 못 자서 그런지 낮 동안에 너무 졸음이 옵니다. 그리고 밤에는 몸이 너무 피곤해서 누워는 있는데 잠에 잘 들지 못하고 뒤척입니다.

샤워를 하려고 탈의를 했는데, 배에 하얗게 각질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저도 제 피부를 보고 놀라서, 어제는 아침부터 샤워를 한 후 보습을 했고요.

오늘은 간단히 씻고 보습을 해봤답니다.

이게 낫는 과정이라고 믿고 나아가는데, 그 과정이 참 쉽지 않네요.


주말부부를 하고 있습니다.

한 주도 아니고, 며칠 만에 만난 아이들을 꼭 껴안아주고 싶은데,

제 몸이 너무 따갑고 힘들어서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아빠가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몸아 따갑고 아프단다. 잘 안아주지 못해서, 무릎에 앉혀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게 가장 미안합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와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자연스레 가사를 함께 하는 것도 이전과 비교하면 너무 벅차고 힘듭니다.

땀이 나면 더욱 따갑기에 가급적 천천히 움직이지만, 그래도 가사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나요.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가끔씩 침대에 '허~'하고 누워 있습니다.

누워도 따가움은 계속되고, 가족에 대한 미안한 감정만 점점 커집니다.


그래도 가족 때문에 삽니다.

저녁에 막내아들이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합니다.

정말 나가기 싫고, 그냥 가만히만 있고 싶다가도,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습니다.

가까운 마트에 가서 수박과 우유, 아이가 좋아하는 코코아를 사들고 왔습니다.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들고나가서, 학교 운동장도 돌고, 근처 하천변을 저는 걷고 아들은 자전거를 탔습니다.

아직 어려서 제가 자전거를 뒤에서 잡아줘야 합니다.

아들은 재잘재잘 유치원에서 있던 일과 이런저런 일상을 아빠에게 공유합니다.

운동기구가 몰려있는 곳에서는 하나씩 운동기구에 올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체험을 하는 우리 막내아들.

한 시간 정도 아들 덕분에 걷기 운동을 했습니다.

아들을 씻긴 후, 저도 샤워를 했습니다.

저도 제 몸이 많이 흉측해서 보기 힘듭니다.

이런 제 몸을 어디다 내보이는 것은 더욱 부끄럽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한의원에 다시 갈 텐데, 그때까지 피부의 변화는 어떻게 될 것인지.

1. 붉게 올라온 피부는 진정이 될 것 것인지? 더 붉게 온몸에 퍼질 것인지?

2. 각질이 몸 전반에 올라왔는데, 잘 떨어져 나가서 진정이 될 것인지?

3. 따가움증 가운데, 가려움증은 좀 덜한 듯한데, 이게 치료에 맞는 방향인지?


제 몸으로 아토피 임상실험 중입니다.

이렇게 글로 남겨두면, 나중에 이 글을 들추며 어떻게 회복을 해나갔는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제 마음이 풀립니다.


미소를 지어봅니다.

"난 회복할 수 있다. 회복한다. 회복해 보자!"


감사합니다.


P.S.1 한약을 하루 2회 복용에서 3회 복용하며, 그 영향을 다음과 같이 적어 봅니다.

- 각질이 온 몸에 올라왔다.

- 낮동안 정말 졸리다. (밤에 못 자서인지, 약기운인지. 둘 다 인 것 같습니다.)

- 화장실에 자주 가게된다. 약을 먹고 물도 일부러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약 가운데 이뇨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는 것인지 물어봐야겠습니다.

- 밤에는 잠을 못잔다. 한참을 뒤척인다. 그런데 가려움증은 조금 가라앉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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