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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크루 Jan 23. 2020

꾸역꾸역 존버하면서 글 써가기

임홍택의 글쓰기-12/19 '일하면서 글쓰기' 강연 후기


  『90년생이 온다』를 아시나요? 숱한 차트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한 이 책이 한국 사회를 어찌나 강타했던지, 저조차 아직 읽어보기도 전에 흐릿하나마 그것에 관해 어떤 인상을 지니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매일 신간은 수없이 쏟아집니다. 그중 저와 같은 개인이 평생 제목도 알지 못하는 책은 숱하게 많을 것입니다. (실은, 아주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이름을 알리는 일로 모자라 ‘90년대생이라는 세대의 특징을 다룬 책’이라는, 비록 아주 대략적이지만 실제로 읽어보지도 않은 사람을 상대로 내용 파악마저 가능하게 하다니요. 이쯤 되면 최소한 제 경우에서는 『90년생이 온다』이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두었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니고 있는 편견 때문이었을까요? 사실 저는 막연하게 이 책의 저자가 직업적 연구자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혹은 하다못해 최소한 사회학 관련 분야를 전공한 사람일 줄 알았죠.     



임홍택 작가


  그리고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여러분께 임홍택 작가를 소개합니다.     


  물론 임홍택 작가는 『90년생이 온다』의 저자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 외에 그에게는 당연히 다른 면모도 있습니다. 그는 12년간 대기업에서 신입사원 교육, 소비자팀 VOC 분석, 브랜드 마케팅 다양한 직무를 경험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다르게 말해 임홍택 작가는 작가인 동시에 직장인입니다. 즉, 우리에게 ‘일하면서 글쓰기’를 가르쳐줄 작가로 적격인 셈입니다.      




일하면서 글쓰기, 임홍택 작가는 어떻게 해냈을까?


  임홍택 작가는 직장인으로서의 자신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담당했던 제품 중 우리가 이름을 알 법한 상품도 있었습니다. 연후 그는 ‘오늘의 학습 목표’를 스크린에 띄웠습니다. 사실 제가 북크루에서 임홍택 작가의 강연을 소개하며 쓴 항목들이었죠.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오늘의 학습 목표]

1. 직장과 글쓰기를 병행하는 법을 배웁니다.
2. 『90년생이 온다』를 펴낸 동력이 된 경험을 듣습니다.
3. 어떻게 '꾸역꾸역 존버하기'가 가능한지를 알게 됩니다.



오늘의 '약간 수정된' 학습 목표


  그런데 임홍택 작가가 웃으며 발표 자료를 한 페이지 넘기자, 이 ‘학습 목표’는 어느덧 수정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의 약간 수정된 학습 목표]

1. 직장과 글쓰기를 병행하다 폐렴이 걸린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2. 『90년생이 온다』가 나오기 전에 나온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3. 어떻게 지금도 힘겹게 꾸역꾸역 글을 쓰고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일하면서 글을 쓰다 보면, 폐렴도 걸려요


  현장에 와주셨던 분들은 순식간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어진 임홍택 작가의 이야기는 왜 그가 강연 제목을 ‘꾸역꾸역 존버하면서 글 써가기’로 정했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퇴근 후의 시간을 오롯이 “꾸역꾸역” 글쓰기에 바쳤고, 폐렴에 걸려가면서까지 말 그대로 “존버”했기 때문에 작가가 될 수 있었으니까요.
     



『90년생이 온다』 이전에도 열심히 글을 써온 임홍택 작가

  사실 임홍택 작가는 『90년생이 온다』의 출간 이전에도 이미 두 차례 책을 펴낸 바 있었습니다. 각각 『포스퀘어 스토리』, 그리고 『90년생이 온다』의 전신이었던 『99세대의 역습』이었죠. 사족이지만, 임홍택 작가는 『90년생이 온다』의 출간 이후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임홍택 작가’라는 한 언론의 보도가 황당했다고 합니다. 엄연히 그는 『90년생이 온다』 이전에도 책을 낸 작가였기 때문이었죠.






'존버'의 글쓰기


  임홍택 작가의 강연으로부터 배운 점은, 그 무엇보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책을 낼 수 있는 동력이 되어준 그의 끈기였습니다. 그는 글쓰기가 쉽다거나, 글쓰기에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대신 시간을 내서 자리에 앉고 글을 써나가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끈기, 혹은 "존버"가 만들어낸 작가 임홍택의 비법이었습니다. 






『90년생이 온다』가 있기까지, 임홍택 작가는 일하면서 글을 썼다


  임홍택 작가의 강연을 마지막으로, 2019년의 ‘일하면서 글쓰기’는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왠지 그가 ‘일하면서 글쓰기’의 마지막 강연자라서 참 좋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하도록 한 말은 다름 아닌 “우리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라는 단 한 문장이었습니다.     

  이제 2010년대는 끝나고, 어느덧 2020년대가 되었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2020년대, 우리는 과연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임홍택 작가라면 이렇게 대답해줄 것 같습니다.     



꾸역꾸역, 작가 되기


  네, 꾸역꾸역, ‘존버’하면서 쓰세요.




임홍택 작가가 전하는 글쓰기 팁:

1. 글을 쓸 시간을 마련한다. 꾸준히 쓴다.
2. 글쓰기는 '존버'다. 그저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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