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학생들의 피아노 수업
음악은 *tempo가 있다.
*템포 : 빠르기.
그 음악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음악은 크게 *Major와 Minor로도 나뉘지만 템포도 그만큼 곡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데에 크게 작용한다.
*Major 장조 ㅣ Minor 단조
장조는 보통 밝은 컬러로 표현이 되고, 단조는 우울함을 표현한다고 쉽게 얘기한다. 그렇지만 템포에 따라 장조와 단조가 가지는 컬러감에서 조금은 다르게 표현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템포는 곡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게 지켜져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보통 작품의 제목에서는 빠르기 말을 볼 수는 없다. 간혹 빠르기말을 제목으로 쓰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작은 제목에 빠르기말이 들어간다. 악장이 나뉘어 있는 "소나타"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등에서 악장은 빠르기말로 그 제목이 정해진다. 간혹 모음곡에서도 빠르기가 부제목처럼 붙어 있기도 한다. 그리고 나머지 작품에서는 악보에서 빠르기말을 찾아볼 수 있다.
지금 하는 이야기는 위에 말한 "제시된 템포"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처음 악보를 보고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우리의 적정 템포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른 학생들은 매우 견고한 자신들만의 성격과 성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성격과 성향은 처음 마주한 악보를 읽어내는 시간에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보통 급한 성격이 제일 많다. 특히 이미 알고 있는 음악을 처음 악보를 읽어낼 때 음악이 이미 귀에 익고 완성된 음악이 머릿속에 계속 흐른다. 그때 자신의 손가락이 그를 쫓아가지 못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한 채 건반에 손가락을 던져버린다. 머릿속에 흘러가는 음악과 같은 템포를 유지하기 위해 :) 이러한 친구들은 보다 느린 템포를 권장하고 옆에서 같이 하나씩 인내하고 악보를 읽어나가도록 한다. 그러한 친구들에게 수업 중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호흡하고, 차분하게, 숨을 쉬어, 잠시 멈춰서, 생각하고, 여유 있게, 여유 있게, 천천히 여유 있게”이다.
그들의 가파른 호흡을 잡아주는 것, 생각보다 빠르게 내던져지는 손가락을 잡아주는 것, 멈춰주는 것, 기다리게 만드는 것, 생각하게 하는 것. 내가 피아노를 대신 쳐줄 수 없기 때문에, 오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나는 그저 그들이 스스로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그렇지만 템포가 꼭 느리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적당한 템포가 있다. 어떤 친구들은 "돌다리 백번 두들기고 건너가는"친구들이 있다. 이 친구들은 오히려 조금 더 템포를 당겨서 악보를 읽어낼 수 있도록 한다. 너무 더딘 속도로 음악을 치게 되면 전혀 음악이 들리지도 않고 문맥 파악도 불가능하다. 그림이랑 많이 비유하게 되는데, 그런 의도로 작곡되지 않은 곡(원래 제시된 템포가 빠름 곡)에서 너무 느리게 치게 되면 그림을 정말 확대해서 아주 일부분만 보는 것과 같다고 얘기한다. 그림을 가까이서 보게 되면 당연히 어떤 그림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일부라도 파악할 수 있는 거리, 연습하기에 적당한 템포이다. 충분히 그만한 템포로 자신이 칠 수 있음에도 스스로 불안하여 매우 느린 속도로 한 음 한 음 연습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연습이 효과적으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음악의 흐름을 캐치하지 못할뿐더러 긴 간격의 음과 음 사이만큼 그 안에 사람들은 무수히 많은 상상과 생각을 할 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자신이 맞게 치는지에 대한 불안함과 딴생각이 더딘 음 간격 안에 모두 들어가 있다.
적당한 템포의 중요성
자신에게 맞는 적정의 빠르기가 있다.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도 다음 음을 체크할 수 있는 조금의 여유가 있는 템포, 혹은 조금 더 흐름을 타고 유연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템포, 그 속도를 찾으면 학생들은 안정감을 가지게 된다.
익숙지 않은 단계에서는 마디마다 기다렸다가 치도록 한다. 한 마디 한 마디 완성해 나가면서 악보를 보지만 이제 그다음 단계를 가면 제 박자를 놓치지 않게 일정한 속도로 끊어짐 없이 악보를 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우리는 멜로디도 파악을 해야 하고 음악의 흐름을 이해하도록 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지속할 템포를 정한다. 틀리지 않고 한 발 한 발 차분히 걸음마를 할 수 있는 단계. 적절한 템포로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아도 괜찮을 정도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이후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우리는 조금씩 템포 단계를 높여간다. 그런 후 조금 더 발전이 필요할 때에는 짧게 짧게 구간을 잘라내서 순간적인 템포를 적절한 템포보다 높여서 더욱 어렵게 연습을 한다. 그리고 다시 원래 템포로 내려오는 스텝을 밟아가며 음악에 적절한 템포로 자리 잡는다.
내가 갈 수 있는 속도를 파악하는 것. 그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속 전하면서 주저앉지 않을 수 있는 템포. 일정하게 걸어갈 수 있는 나의 속도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 필요할 땐 내가 할 수 있는 템포보다 조금 높였다가 내려오기도 하면서 단련시키고 그렇게 익숙해지면 천천히 맞는 속도로 안착하도록 한다.
내가 잘하는 곳에서만 빨라지고, 내가 부족한 곳에서는 느려지는 오류를 줄이는 연습방법이다.
사실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템포는 매우 중요하다. 걸음걸이 하나, 운동을 하면서 동작 하나, 밥을 먹는 속도 하나하나 나만의 안정적이고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템포가 존재한다. 나에게 적절한 템포가 어떤 것이 있는지 발견해보면 어떨까? 너무 더디지 않은, 너무 급하지 또는 너무 급하지 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