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에게 화내지 않고 말해야 하는 이유
나는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화를 잘 안내는 편이다. 오죽하면, 한 번은 팀원이 '화를 안내는 비결이 뭔지' 물어본 적도 있다. 물론 천성이 그런 면이 크겠지만, 팀원 시절엔 업무 하다가 열 받아서 볼펜을 집어던졌던 기억도 있는 걸 보면, 꼭 성격 때문만은 아니다. 선배가 되면서, 의식적으로 화를 안 내려고 노력하는 경우들이 꽤 있었고, 그러다 보니 점차 더 그렇게 되어 왔다.
화를 안 내려고 노력했던 이유는, 내가 팀원이던 시절 화내는 팀장님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도 잘하고, 팀원들과의 관계도 좋았던 그 팀장님은 간혹 한 번씩 화를 내거나, 제삼자에게 욕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면, 팀원 전부다 말 한마디 없이, 팀 분위기 전체도 나빠지곤 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누적될수록, 조금씩 팀장과 팀원들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만들어졌다.
화를 내면, 메시지가 아니라 감정이 전달된다. 감정은 이성보다 더 힘이 세다. 팀장이 야단을 치면, 팀원은 그 야단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감정을 먼저 받아들이게 된다. 팀장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어딘가로 사라지고, 둘 간에는 생채기만 남는다.
화는 의사소통을 막는다. 누가 불같이 화내는 리더에게 자초지종을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을까? 대부분은 문제의 본질은 숨기고 그 자리를 벗어날 변명을 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그때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언젠가 더 큰 문제가 되어 조직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잘못한 일에 대해 화를 내면, 나중에는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나쁜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일의 결과가 나쁘다고 화를 내면, 다음부터는 시도 자체도 하지 않게 된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 행동하지 않는 잘못이다.
화를 안 내는 게 열정이 없어서일까? 더 큰 목표와 열정을 가진 사람은 작은 화로 큰 일을 망쳐서는 안 된다. 그건 열정이 아니라, 그냥 주체하지 못한 감정일 거다. 우리에게 '잘 참았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잘 화냈다'는 말은 얼마나 어색한가. 함부로 화내지 말자.
- 화가 날 때는 일단 그 자리를 피하자. 일이 커지면, 그 뒤에 복구하는 노력이 더 크게 들 수밖에 없다
-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자. 내가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팀장은 팀원 때를 잊지 말자
- 업무 순환이 도움이 된다. 상대방, 상대팀의 입장에 있어봤기에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된다
- 무조건 화를 참는 건 자칫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근본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자
- 때론 화 자체가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반복되면 그냥 히스테리로 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