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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Jun 10. 2022

시간과 음악이 흐르는 침대 위에서

나의 소중한 것들과 함께


루시드폴의 음악이 흐르는 방, 고양이 두 마리가 잠든 침대 위에서 잠깐 앉아서 쓴다.


시간은 이렇게도 곧게, 직진하며 흘러간다. 6월 하고도 어느새 10일이다. 한 해의 절반이 이렇게 흐른다. 시간이란 무엇일까. 그 유명한 물리학자 김상욱도 시간에 대해서는 강의하기 너무 어렵다고 했다. 시간에 대한 강의를 수락하고도 괜히 했나 싶었다고도 했다. (KAOS 재단에서 기획된 강연에서 한 이야기. 유튜브에도 있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젊고 푸른 시절을 지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나는 그때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사람들을 동경했구나 하고. '나도 저런 삶을 살 수 있을까' 헤아려본 순간들이 떠올랐다. 어느새 그런 삶을 살면서는, 다시 그 훌훌하던 시절을 동경하고 있으니 이 아이러니란 무엇일까.


곁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가 생각한다. 나의 반려자. 우리의 아이들. 침대 위의 냥이들. 그리고 이렇게 흐르는 시간들도. 바깥에서 들어오는 햇살도, 침대의 포근함도, 따뜻하게 내려오는 조명도 모두 소중한 것들.


화려하지 않아도 곁에 늘 있어주는 친구들. 따뜻하고 정겨운 마음으로 자그마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그리고 재미있는 드라마들. 아아 정말이지, <나의 해방일지> 대해 써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  것이 너무 많아서  쓰는 . 아마 나같은 사람들 많겠지.    편을 따로 리뷰해야 하나 싶을 만큼, 보석 같은 이야기가 가득한 나의 해방일지. 어쩜 이런 드라마를  쓰셨나요.  작품을 보면서 다시 시와 소설을 손에 들기 작했으니, 심지어 이것은  편의  쓰여진 문학이라고 해도 다름 아닌 .


영화나 드라마로 수업하기를 좋아한다. 교과서엔 아이들의 삶과는 너무 멀어보이는 작품이 많아서(사실은 내 삶하고도 잘 연결이 안되는 작품도 많다. 그래도 우리가 배우던 때보단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종종 커리큘럼을 새로 짠다.


그 동안 수업에 활용한 작품들은,

-응답하라 시리즈 ; 지역방언 수업할 때 교과서처럼 쓸 수 있음

-도깨비 ; 사실 내 취향의 드라마는 아니지만, 당시 미디어+책 둘 다 있는 작품 중 선정하느라 고른 작품. 드라마가 나온 이후 이 드라마를 소설처럼 번안한 작품이 따라 나왔는데, 이 소설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보고, 대본을 쓰고, 모둠별로 인형극을 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 아, 이 드라마는 나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이고 봤다. 임수향도 차은우도 너무 사랑스러웠던. 이 작품은 웹툰이 책으로 나와 있는 게 있어서 역시 이 책을 함께 보고, 드라마를 보고, 가면을 만들어 연극을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 시험 문제 지문으로 출제

-사랑의 불시착 ; 북한과 남한 언어의 차이점에 대한 수업에 활용(몰입도 최고)


드라마는 아니지만 <기원Origins>이라는 책과 우종학 교수님의 KAOS 강연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허블>을 같이 보고 팝업북 만들기 수업도 했었다(우주 덕후 덕질의 최후). 허허. 중학생들이 얼마나 참신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쏟아내는지 사람들이 알면 정말 깜짝 놀랄 텐데(나중에 따로 써봐야겠다).




아아, 무슨 얘기 하다가 또 이렇게 드라마로.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 허허. 소중한 것 맞지. 너무 소중하지. 사람들이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다못해 그걸 쓰고 또 써내고, 그걸 연기하고, 촬영하고, 음악을 입히고, 아름다운 화면과 온갖 소품과 그리고 엄청난 장소를 찾고 또 찾아서 그림을 만들어내는 그 모든 협업의 과정들. 그 거대한 '삽질'의 과정들,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나. 이걸 어떻게 소중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드라마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이번 책 작가소개 온라인 버전에는 드라마 덕후로서의 면모도 조금 포함되었다.. 아, 아직 책이 온라인 서점에 등록은 되지 않았어요. 원래 6월 초 예정이었으니 아마 곧 될 것 같아요)


여전히 침대 위에는 루시드폴의 목소리, 지금도 잠들어있는 고양이들.


이렇게 흘러가는 한낮의 시간.


인간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가. 138억 년의 시간을 지나고 또 지나와서 우주 역사의 끄트머리에 겨우 존재하는 우리들. 그러나 그 100억 년이 넘는 시간이 아니었다면 결코 존재할 수 없었던 우리들. 이 빅히스토리에 어찌 매혹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드라마에, 히스토리에, 코스모스에 홀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각자의 삶에서 진정한 해방을 꿈꾸며

오늘도 글을 쓰고, 일기를 쓰고, 음악을 듣고, 친구를 만나고,

잠에 빠져들며 꿈을 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도 치어스.


잠에서 깨어난 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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