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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그니pogni Jan 07. 2023

인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소고기(Beef) 스테이크

인도라서 안 괜찮아 #3. Basil with A Twist

소와 공생하는 흔한 인도의 거리
인도 소들은 공장 앞이든 길거리든 어디든 가리지 않는다. 가끔 나보다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소(Cow)'들의 천국, 인도(India)
: "제발. 길 좀 비켜줄래??"



역시 인도에 여행이든 출장이든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Arrival에서 한번 놀라고, 픽업(Pick-up) 차량을 타고 도로밖 풍경을 보면 또 한번 놀란다. 그 이유는 바로 도로 곳곳에서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인도에서 가장 신성시 되는 동물, 소(Cow)느님 때문이다.


그나마 대도시 시내 도로에는 소들도 엄청난 사람과 자동차, 오토바이 숫자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교외로 나오자마자 고속도로 차선 하나를 걸어다니며 그냥 배 깔고 앉아 있는 소를 쉽게 볼 수 있다. 출근이나 퇴근길에 소떼가 도로를 가로막아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것은 흔한 풍경.


그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공장 앞이든 아파트 앞이든 고속도로 위든지. 그저 느릿느릿하게 거리를 배회하거나 그냥 마음에 드는 곳에 주저 앉는다. 어쩌면 인간보다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풀이 많은 곳에 많지만, 그들은 그 풀을 염소와도 같이 공유하기도 한다.


구운 닭가슴살이 맛있는 시저 샐러드

그렇다면, 인도에서 소를 신성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출퇴근길에 '팟빵'이란 라디오 플랫폼에서 세계사 관련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데, 요즘 듣고 있는 인도사(史) 이야기에서 들었던 내용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단순히 힌두교란 종교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이는 인도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


1) 기원전 1,500년경 아리아인들이 인도 북서부로 들어와 철기 문화와 함께 농경을 위해 '소'를 같이 들여옴. (농경 Tool 가치 > 식용 가치)


나의 최애 파스타. 볼로녜즈

2) 살생을 금(禁)하는 불교와 자이나교의 출현


3) 3억 3천 명의 신(神) 중에서 3대장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파괴의신, 시바(Siva)'가 타고 다니는 동물이 바로 '소'다.


그중에서 특히 '흰 암소'를 특별히 신성시 여긴다고 한다. 인도인들은 여신과 같은 신성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고 여겨 보고만 있어도 악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Irony)한 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도가 세계 소고기(Beef) 수출 2위 국가란 사실이다. 구글링으로 'World Beef Export Ranking'이란 키워드를 넣으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16년 Top 20 소고기 수출국 순위 : 2위가 인도(India)다. (출처 : 구글링 검색)






진짜 True다. 브라질에 이은 세계 2위 소고기 수출국, 인도(India). 비록 2016년이란 시간이 좀 흐른 Data지만, 단순 수치로만 보면 우리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호주산 대비 134%, 미국산 대비 165%나 많은 숫자이다. 인도여행을 하면 이 나라는 모순적인 면이 너무 많아서 그런 모순적인 면이 너무 당연해지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내가 연평균 100일에 가까운 인도 출장을 다니면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첸나이 시내에 있는 '바질 위드 어 트위스트(Basil with A Twist)'란 식당의 소고기 스테이크였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진짜 인생 스테이크 가게라서 첸나이 출장을 갈 때마다 매주말 차로 1시간 30분여를 달려 방문한 곳이 여기다.



인생 스테이크 맛집, 인도 첸나이(Chennai) 바질 위드 어 트위스트(Basil with A Twist)






첸나이는 동남아시아와 가까운 인도 동남부 거점 해상 도시다. 그래서 영국 동인도회사 상관이라 불리는 지점도 있었고, 세월이 흘렀음에도 우리나라의 울산과 같이 인도 제조업(자동차, 전자, IT 外) 도시가 됐다. 이와 관련하여 동아시아 한중일 삼국을 포함하여 서양인들을 의외로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첸나이다.


이 식당 음식의 조리는 인도 현지인들이 하지만 주인은 서양인이다. 그래도 인도스럽지 않게 다들 머리카락 안 떨어지게 머리에 무언가를 쓰고 있고, 오픈형 주방이라 상당히 위생적으로 신뢰가 가는 곳이다. 인도스럽지 않게 말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인 첸나이(Chennai) 주재원과 그 가족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다.




필렛 미뇽 소고기 스테이크(Fillet Mignon, Beef) with 버섯 소스(Mushroom Source)



필렛 미뇽(Fillet Mignon),
미디움 레어(Medium Rare)로 주세요!
소스는 Mushroom Source입니다.



처음에 메뉴판에서 스테이크(Steak)란 단어를 찾았는데, 알고보니 살코기를 의미하는 필렛(Fillet)으로 명기되어 있어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아무래도 익숙지 않은 단어다. 익힘 정도는 역시 나는 미디움 레어(Medium Rare)가 제일 좋다. 안에 조금 덜 익은 붉은 고기 때문에 온전히 고기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드는 매쉬 포테이토 / 구워진 야채 모듬 / 허브 라이스 中 택 1일 할 수 있는데, 역시 향신료가 강한 인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매쉬 포테이토(Mash Potato)를 추천한다. 물론 나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다 한 번씩은 먹어보고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소스도 선택할 수 있다. 페퍼 / 머스타드 / 머쉬룸 / 블루치즈 소스 중에서 말이다. 처음 갔을 때 이곳을 소개시켜준 주재원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머쉬룸 소스(버섯 소스)로 시키라고 해서 쭉 그것만 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말도 안 되게 맛있는 소스였다.


그런데, 가격을 들으면 더 소스라치게 놀란다. 무려 790루피(한화, 약 13,000원)이라는 사실. 인도 음식 플랫폼 중에서 가장 유명한 Zomato를 구글링해서 찾아봤는데, 여전히 같은 가격이다.


인도 첸나이 지역 한식당에서는 인도 루피화 환율이 달러 대비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라 이를 음식값에 반영 해버린다. 그래서 웬만한 김치찌개와 같은 기본 음식 하나에 800루피 정도인데, 얼마나 착한 음식 가격인가!


게다가 맛이 없으면 말도 안 꺼낸다. 역시 전세계 어디를 돌아다니나 한식은 가장 비싼 음식이다.



나는 인도에서 인생 스테이크를 먹어볼 줄은 몰랐다. 한국에서 기념일이나 생일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양도 얼마 안 되는 쥐똥만큼 작은 안심 스테이크 하나에 10만 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하면서 먹은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솔직하게 환경적인 측면에서 모든 면이 인도라서 안 괜찮지만, 가끔 이 스테이크 맛은 생각난다. 진짜 양이 작은 것도 아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 4명이 인당 각 1개 스테이크를 시키고, 샐러드랑 파스타 1~2개 정도 Share해서 먹으면 아주 포만감이 충분하다. 심지어 매쉬 포테이토는 배불러서 남길 정도니까 말이다.


이렇게 스테이크로만 배를 채우는 것, 미국이 아닌 인도에서도 가능하다! 만약 첸나이를 방문한다면, 무조건 Basil with A Twist는 꼭 찾아가보기를 추천한다.


인도, 알면 알수록 신기하면서도 질리면서도 짜증나면서도 가끔 생각나는 나라다.



인도 첸나이, 마리나 비치(Marina Beach) 해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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