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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그니pogni Dec 30. 2022

신이시여! 제발 오늘 밤은 비를 멈춰 주소서!

인도라서 안 괜찮아 #2. 나는 왜 로밍을 하지 않았는가!

인도 첸나이, 파인 게스트하우스 전경 (실제로 첫 출장엔 무지개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무름) 



인도 첸나이 지역, 한인 숙소에 대하여



부산 김해공항에서 타이항공을 타고, 방콕을 경유해서 인도 첸나이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 절차를 밟고 나오면 대략 새벽 1시 ~ 1시 30분 즈음이 된다. 간혹 오래 걸리는 경우 2시가 다 되어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밖에 나오니 비가 미친 듯이 퍼붓고 있었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낸 인도 현지 Driver가 'AB산업, ㅇㅇㅇ'이란 A4용지를 들고 있어 어쨌든 공항을 쉽게 떠날 수 있었다.


나의 첫 인도 출장 숙소무지개 게스트하우스였다.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여 인도 첸나이 지역에 출장을 오게 되면 보통은 '한인민박'이라 불리는 숙소에서 머물게 된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100/日" 정도에 "아침/점심/저녁 + 숙박 + 빨래"까지 해결이 가능하다. 참고로 대부분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들이 새벽 시장에 가서 직접 식자재를 공수해와 평상시 식사 Quality도 아주 높은 편이다.


그리고 사장님께 얘기만 하면 웬만하면 인도지만 안 되는 것이 거의 없다. 가령 렌터카 Arrange와 공항 픽업/샌딩은 물론이고, 인도 대게/랍스터/타이거 새우 등 먹고 싶은 걸 미리 얘기하면 다 준비를 해준다. 아, 물론 돈은 사장님과 NEGO를 해야 한다. 실제로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더 잘 먹고 다니긴 했다. 삼시세끼 국 있는 6첩 반상에 한국에서도 먹기 힘든 홍어, 과메기까지 식사 메뉴로 먹을 정도니 오히려 살이 찐다. 그리고 밥이 먹기 싫으면 즉석에서 라면까지도 끓여준다.


그렇다면, 첸나이 지역(시내 제외,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주변 지역) 주요 한인민박은 어디가 있을까? 지금은 좀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일단 기억나는 대로 정리를 해보면 아래와 같다.


1) 경주호텔 : 진짜 호텔처럼 꾸며져 있고, 음식/숙소가 가장 고퀄이다.
(49, Gandhi Rd, Ramanujar Nagar, Sriperumbudur, Tamil Nadu 602105 인도)
2) 한마음 게스트하우스 : 현대자동차 국내 출장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곳
(Villa No. 2A, Casa Grande futura, Chengalpetu main road, Sriperumbudur, Tamil Nadu 602105 인도)
3) 우리집 게스트하우스 : '미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이름 변경된 듯.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격리하며 머물렀던 곳으로 사장님이 친절하고, 찹스테이크/라볶이가 진짜 맛있는 곳
(XXF5+X6X, Sivanthangal, Sriperumbudur, Tamil Nadu 602105 인도)
4) 원 게스트하우스 : 수동 엘리베이터가 있는 식당 건물이 따로 있고, 현지 Hotel 업체와 Join 하여 게스트하우스 운영 中. 숙박시설이 특별히 좋지 않지만 그냥 무난하다. 사장님도 친절
(No.55, Bangalore highway, Thandalam village, irrungattukottai,, Sriperumbudur taluk, Kanchipuram dist, Tamil Nadu 602117 인도)
5) 무지개 게스트하우스 : 나의 첫 출장 숙소, 2인 1실이었지만 방이 넓고 쾌적했다. 동네도 나름 휴양지 같은 분위기라 Good, 이 정도면 A급 숙소다
(Plot No.67,V.G.P.Queens Town,V.G.P Industrial Park Chettipedu, Sriperumbudur, Tamil Nadu 602105 인도)
6) 파인 게스트하우스 : 숙박해보지 않았지만, 친한 업체 출장자들이 머무는 숙소라 타이거 새우를 미리 주문해서 놀러 가봄. 직접 기른 채소쌈과 퓨전 음식이 인상적
(인도 Tamil Nadu, Kuthambakkam, 인도 22G9+HX8)


사실 현대자동차가 1997년부터 진출했고, 연간 70만 대를 생산할 만큼 현대차 해외법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있는 지역이 인도라 주변에 더 많은 한인 숙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좋고 친절한 한인 민박에 넣어줘도 10~20년 전 한국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좌] 맑개 갠 인도 하늘 / [우] 미친듯이 비가 쏟아지는 인도 하늘



Anyway, 공항에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늦은 시간이었지만 짜파게티를 하나 끓여 달라고 해서 먹고서 3시간을 자고 첫 출근을 했다. 인도를 10번도 훨씬 넘게 다녀왔어도 마지막까지 새벽에 도착해서 오전 7시 반까지 출근하는 것은 적응이 도저히 안 됐다.


그런데, 인도 첫 출장을 와서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내가 봤을 때는 인도는 IT 강국이 아니다. 도대체 누가 IT 강국이라고 했는가? 자료를 작성해서 이메일로 송부해야 하는데, 이건 뭐.. 회사

Wi-Fi로는 1MB가 1분씩이나 걸리고 자주 끊겨 아주 갑갑했다. 거기에 인터넷 상태가 이러니 카카오톡이 잘 안 터지는 것도 아주 복장 터질 일이었다. 식당에 가면 당연히 인터넷도 할 수 없었고 말이다.


그래서 나중에 인도 현지 법인 직원들과 친해지고 내 입지도 올라가 다 방법을 찾았다. 첫 번째로 SIM 카드는 보다폰 USIM으로 미리 준비시킨다. 두 번째는 포켓 와이파이 기계를 준비시킨다. 세 번째는 LAN선을 사용할 수 있는 자리 SETTING을 시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길거리에 들개가 많아 당황스러웠던 첸나이 무지개게스트하우스 일대



어서 와, 정전은 처음이지?



첫 출장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유달리 밤만 되면 장대비가 내렸다는 사실이다. 비가 내리면 습하지만, 그래도 한낮의 더위를 식혀 주기에는 충분했다. 그런데, 비가 내리면 '정전'이 자주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허허... 진짜 21세기에 정전이라니, 이게 인도에서는 늘 있는 일이라 나중엔 그러려니 했지만 처음에는 무척 당혹스러웠다.


왜냐하면 당시 썸녀였던 지금의 아내와 한창 연락을 주고받다가 뚝하고 인터넷이 끊겼기 때문이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워낙에 정전이 잦은 지역이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비상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희한하게 인터넷 복구는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와서 현지 SIM카드도 없고, 로밍도 안 해서 오직 WIFI에 의존하고 있어 답이 없었다. 지금이야 아내랑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에피소드지만 당시엔 정말 문자 그대로 복장 터질 노릇이었다.


그리고 인도에서 정전이 되면 유의할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노트북 충전 코드를 정전 복구될 때까지 잠시 빼놔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기가 복구되면 순간적으로 전압이 강하게 들어오는데, 이게 너무 강하면 순간적으로 노트북에 강전압이 전달되어 망가지게 된다. 실제로 한국에서 맥북을 들고 왔다가 일주일 만에 맥북이 고철이 되어버린 사례도 봤다.


그땐 그랬었다, 제발 신에게 와이파이가 끊기지 않게 비를 멈춰 달라고. 어쩜 그렇게 내가 쉴 수 있는 숙소에서 머무르는 밤과 새벽마다 그렇게 비를 퍼부었던지. 사실 이렇게 결혼해서 망정이지 그때만 생각하면 끔찍하다. 인도에 머무르면 한국에 살면서 당연한 것들이 다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인도라서 안 괜찮다.




흔하디 흔한 첸나이 어느 도로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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