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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그니pogni Dec 19. 2022

Sound Horn! 혼돈의 도가니, 인도 첸나이 공항

인도라서 안 괜찮아 #1. 이것이 인도의 맛인가?

생애 첫 인도 Visa 그리고 첸나이 출입국 도장들



2016년 9월 14일,
생애 첫 인도(India) 방문의 날



2016년 9월 14일, 잊을 수가 없는 날이다. 신입사원 시절 언제 인도 출장을 나가야 할지 모른다면서 미리 만들어 놓으라던 인도 비자. 드디어 써야만 하는 날이 마침내 찾아온 것이다. 대략 15회 정도를 다녀와서 연(然)을 끊을 수 있었던 그놈의 인도 첸나이.


그런데, 첫 출장 통보를 받은 것이 출국 3일 전이었다. 일방적인 사수 K 대리의 통보. 사실 미리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당시 요즘 방영하는 유명 프로그램 '나는 Solo'와 유사한 콘셉트의 부산 xx신문에서 주최하는 남녀 미팅 행사에 내가 참여했기 때문. 설레고 있는 그 마음에 '인도(India)'란 단어로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어쩌겠는가! 신입사원이 회사에서 가라면 가야지. 한국에서 떠나기 싫은 마음이 반, 어쨌든 인도란 가보지 못했던 국가에 해외여행 가는 기분으로 가는 마음이 반이었다.




코로나 이전 북적이는 부산 김해공항 국제선 체크인 카운터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출국날이 다가왔다.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어쨌든 업무로 출장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은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당시의 나는 어떤 이유 때문에 가야 하는지 설명해줘도 몰랐던 문자 그대로 '초짜'였던 신입사원이었다.


해외여행 수요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던 그 시절, 평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은 엄청 붐볐다. 나는 일 때문에 가는데, 다들 어쩜 평일에 저렇게 시간을 뺄 수가 있는지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지긋지긋하게 출장 가면서 주로 이용한 타이항공(Thai Airways)과의 첫 만남이었다. 오전 8시 출발하여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해 약 10시간의 경유 시간을 거쳐 인도 첸나이 국제공항에 새벽 1시경 도착하는 긴 여정이었다.






Anyway, 그렇게 긴 여정을 달려 마침내 인도 첸나이 국제공항(Chennai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그런데, 희한하게 새벽 1시경에 첸나이 공항에 도착하는 비행 편이 많았다. 타이항공을 포함하여 케세이퍼시픽, 싱가포르항공 비행기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도착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였으면 입국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을 텐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마이웨이를 가는 인도 출입국 공무원의 모습에 인내심이 점점 한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This is India, Welcome to India 


이것이 바로 인도의 맛, 인도에 오면 이런 인도인들의 일처리 방식에 한국인이라면 속이 몇 번이고 뒤집어질 수가 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여기는 인도인 것을.


그런데, 출입국 심사만 넘어가면 끝이 아니었다. 국제선 Arrival 출구로 나왔을 때 처음 봤던 첸나이 공항 밖은 평생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도떼기시장 그 자체였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무슨 지구 종말 영화에서 나온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비 내리는 인도 첸나이 국제공항
비 내리는 첸나이(Chennai), 숙소로 가는 차 안



Sound Horn!
경적을 울려라!



하필 생애 첫 인도(India) 방문 첫날에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인도 베테랑 유(有) 경험자인 사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가뜩이나 긴장 상태였는데 이렇게 비가 내리니 정신이 혼미했다. 물론 출입국 심사장에서 체력을 한 번 빼고 나온 여파도 있었다.


질서 따위는 전혀 없는 인도 첸나이의 첫인상. 사기꾼처럼 보이는 호객하는 인도 택시기사부터 여기가 사람이 걸어 다니는 인도인지 차도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바로 미친 듯이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


배정받은 차량 드라이버(Driver)와 함께 숙소에서 출퇴근 혹은 주말에 돌아다니다 보면 차량 뒤편에 적혀진 'Sound Horn'이란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명 '경적을 울려라'인데, 인도에서는 차량 클락션을 시도 때도 없이 울려야지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앞선 운전자가 잘못하면 누르는 것이 경적인데, 정말 인도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이렇게 질서 없는 사람과 끊임없이 울리는 클락션 소리가 뒤섞여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추가로 쌍라이트도 자동차 경적 소리와 함께 눈을 자극하는 기본 옵션이다.


아, 이거 왠지 여기에 잘못 온 것 같다. 뭔가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기분이다.




흔하디 흔한 인도 첸나이 도로 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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