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물건
신데렐라 구두도 내발에 맞아야 한다. 아무리 왕자님을 찾았다고 해도 내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평생 살 수 없다. 평균적으로 남자는 12켤레의 신발을 가지고 있고 여자는 27켤레의 신발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평균을 지향하지 않기에 평균적인 통계도 딱히 맘에 들지는 않지만, 아무튼 여자가 남자보다 신발을 많이 가지고 살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내 주위에 평범하지도 평균적이지도 않은 다양한 친구들 덕분에 남자보다 신발이 적은 여자도 있고 여자보다 신발이 많은 남자들도 있다. 참으로 다행이다.
아무리 좋은 신발이어도 내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살아갈 수 없다. 한동안은 신고 살아갈 수 있겠지만, 아주 불편하고 머지않아 탈이 날것이다. 원래 내 발 사이즈 운동화를 신고 마라톤 트레이닝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가락에 멍이 들고, 결국 발톱이 빠져 버렸다. 내 발에 맞는 신발이어도, 오래 달리면 발이 부어서 반 사이즈나 한 사이즈 큰 운동화를 신고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때와 장소에 따라 나에게 맞는 신발을 신어야 최고, 최상,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나에게 딱 맞는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기쁨을 느꼈고, 보기에는 예쁘지만 신으면 발이 아픈 신발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집에 있을 자리가 없다. 꾸역꾸역 신었던 신발들을 벗어 던진다. 이왕이면 버리면 더 좋다.
좋아하는 것들로만 가득 채워도 모자라는 시간과 공간이다. 불편하게 한다면, 아프게 한다면, 과감히 버린다. 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주는 운동화, 올해의 물건이다.
12.17.2021
#올해의물건
12월 한 달간 하루에 한 주제로 짧은 글을 올리면서 한 해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마지막 달 첫째 날 태어나서 인지 애틋한 12월, 무엇을 시작하기보다는 마무리를 해야 하는 마지막 달이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12월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