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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Nov 28. 2023

[인간의행복]두의자의 소확행

지난주 위례근린공원에 황톳길 맨발걷기를 하러 갔다가 재밌는 광경을 보았다.    

  

가랑비가 와서 팔각정에서 잠시 쉬고 있는 데 젊은 부부 둘이 함께 무얼 둘러매고 팔각정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둘러맨 게 간이골프 채인가? 악기인가? 팔레트인가? 주섬주섬 꺼내 설치한 건 뜻밖에 의자였다.    

  

그리곤 나란히 앉더니 조고 조곤 이야기도 하고 멍 때리는 포즈로 시간을 보낸다. 참 좋아 보였다.


저 이상한(?) 취미를 함께하는 저 부부간에 소통은 잘되겠지?   

  

그럼 저건 두 의자의 소확행 아닌가?


인간은 왜 사는가? 사는 목적이 무엇일까? 고리타분한 문제를 생각해 보았다.


인간은 욕구의 존재란 말이 있다. 이를 통해 성장하며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하여튼 인생은 욕구를 갈구하며 행복을 찾고 느끼려는 과정으로 보인다.


매슬로우가 인간욕구 5단계를 피라미드를 그려서 설명했다.

*** 1단계 생리적 욕구 : 식욕, 성욕, 수면욕

      2단계 안전 욕구 : 신체, 감정, 경제적 위험

      3단계 소속과 애정 욕구 : 사랑, 소속, 친구, 가정

      4단계 존중의 욕구 : 명예욕, 권력욕

      5단계 자아실현 욕구 : 잠재력 발휘, 창의, 성취    

1943년 발표된 이 학설은 이견도 있지만 많은 공감을 받아 심리학, 사회학, 경영학, 마케팅 등에 다양하게 인용되고 활용되었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행위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라 하였고, 최고의 행복은 진리를 향해 사유하는 삶 속에 다고 하였다.


그리고 행복은 잘 존재함(well-being)’이며 이는 인간에게 주어진 기능을 잘 수행하는 덕(virtue)이 그 핵심이라 하였다.      


나 같은 평범한 소시민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덕(virtue)을 알리 없겠지만 행복을 갈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편 하버드대학의 야심적 실증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많은 재산과 높은 학벌과 명예가 아니라 따뜻한 인간관계가 결정적 요인이며,


이와 반대로 자신의 마음을 나눌 상대가 없는 사람들 즉 외로운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았다 한다.      


물질과 조건으로 인간들을 만족시킬 수 없으며 정서적 유대감 형성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단 의미아닐까?       

 


따뜻한 인간관계의 전형은 가족이다. 가족은 사랑과 강한 연대의식을 유지하는 조직이다.


그 중심은 부부이며 그들의 자녀들과 만든 가정은 강한 결속력을 지닌 공동체이며 행복의 원천이다.


사실 부부의 행복이 가족 행복의 원천 아닌가?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 부부관계다.


부부간에는 행복할 이유도 수백수천 가지나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나 조건도 그만큼 있다. 참으로 복잡한 게 인간 특히 남녀관계인지라...       


그러다 보니 지리한 부부들도 생각보다 많다.  나이가 들면 부부보고 같이 사는 식구라고 하는  자조 섞인 농담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부부가 취미생활을 함께함으로 소통하고 친밀도와 공감도를 높혀 행복의 핵심조건인 따뜻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큰돈 들이지 않는 함께하는 취미들도 많다.       


나의 경우 신혼 초 테니스를 함께 시작했고 동네길 산책을 늘 함께 하였다. 요즘은 황톳길 맨발걷기를 함께한다.      


낸들 결혼생활 고비가 없었겠냐만 함께하는 취미생활이 부부사이를 이어주는데 꽤 도움이 된 듯해서 이 글을 써보았다.      


이슬비 내리던 날 위례근린공원의 두의자에서 편안한 대화와 안식이 가져다 줄 행복의 날갯짓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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