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자연의 맘을 헤아려야 하는 건 아닌가 봐요. 자연도 역시 사람 맘을 잘 헤아려주어야 상부상조하는 질서가 만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8월에 있을 절기, 입추와 처서를 달력에 표시하면서 ’이제 여름도 다 간다. 왜 이리 세월이 빠른가.’를 생각했는데, 오늘 새벽은 자연이 알아서 살랑살랑 바람을 보내주네요. 편지도 즐겁게 쓰라는 듯이요.^^
어제는 학원방학을 하면서 중고등부 학생
들에게 1학기 공부하느라 수고했다고, 짧은 방학(중등부 3일, 고등부는 1일) 이지만 건강하고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자고 말했죠. 동시에 별의별 이름표를 단 장학금도 주고요. 역시 학생들도 ‘돈’을 가장 좋아합니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정도는 먹을 수 있을거예요. 무엇보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장학금이라고 쓰인 봉투를 받는 것은 아마도 양 어깨에 작은 봉우리 하나씩 생기는 일... 축하받을 일!!
방학이라해도 제가 할 일은 변함없이 많군요. 금주는 책방지기님도 휴가라서 이 한 몸이 왔다리 갔다리 해야겠어요. 오랜만에 책방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여는데요, 이번에는 철학과 인문학에 관한 강연이라, 제가 먼저 그 작가의 책 몇 권을 읽어보려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들을 대상으로 한 ‘철학교사‘의 ’철학강의가 매우 궁금해집니다. <철학으로 휴식하라>라는 책속에는 어떤 사유로서 삶을 살아가라고 할지... 다 읽으면 콕 집어 요약본도 올려드릴께요.
어제도 매미 한 마리가 발 앞으로 툭 떨어졌는데요, 자세히 살며보니 정말 제 할 일을 다 한 듯, 온몸에 허허로움이 가득했습니다. 그 작은 몸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크기는 그를 들고 있는 제 손보다, 그를 비추는 한 낮의 햇빛보다도 크게 느껴져서 갑자기 종점을 찍은 그의 삶에 경외로운 맘이 생겼답니다. 풀밭 화단 한쪽 그늘로 옮겨주었네요.
사계절 그 어느 때라도, 생명을 가진 모든 자연생물의 삶은 인간의 인식지평을 넘어선 곳에 있지요. 그럴수록 그들에게서 힘과 위로를 받으며 상존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우리의 감정(감성)의 문을 열어두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작은 실천법으로 강추 하고픈 것, 일 순위는 바로 ‘시인들의 시집’ 한 권 들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마음을 들여놓는 일이죠. 여름 모시나 삼베의 시원한 감촉이 당신도 모르게 당신의 몸과 맘을 에워싸지 않을까요. 오늘은 정일근 시인의 <여름편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