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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질녘 Feb 26. 2024

양반전

작가의 뜻

연암 박지원의 양반전만 읽었는데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더 베스트셀러였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연암의 글은 그때 당시만 해도 시나 고문을 최고로 여겼던 시대에 소설체 형식으로 책을 낸 것은 그 시대의 흐름이었을지 모르겠다.

삼국지연의라는 책이 그 당시에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 책의 문체를 본받아 소설체 형식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소설이 많지 않은 것은 그 시대가 가지는 문체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시나 철학 그리고 고학을 중시하던 시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 최고였고 무엇이 최고의 선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과거시험이 유일하였고 그 시대의 왕과 그 신하들이 읽고 쓰는 것을 최고로 여겼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소설체 형식의 열하일기는 수많은 지식인들 사이에서 소설이 가지는 장점을 취하고자 많이 읽히고 사용되었을 것 같다. 열하일기를 고문형태로 읽어보지 못했고 역본으로도 읽지 않은 내가 양반전을 읽고 연암의 문체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글을 쓰고자 한다.


그때 당시의 양반에 대한 기록은 여러 소설에서도 조금씩 드러나 있겠지만 구체적인 기록은 양반전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양반이 어떤 사람인지 기록해 놓은 것을 보면 양반이 된다는 것은 성인군자의 삶이나 다름없다. 그것을 풍자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입을 빌어 표현한 것은 그 시대가 가지고 있는 어떤 고질적인 병폐와 폐단을 해체하고자 하는 작가의 뜻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양반전이 내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그 시대의 문제는 그 시대의 글이 말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 어떤 내용의 글들이 만연하고 어떤 글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그 시대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말을 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면 좀 더 나은 세상이 펼쳐질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그런 문제들에 갇혀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늘이 백성을 낳았는데 그 백성이 넷이다. 그 중 으뜸은 사(士)로다. 양반이라고도 일컬으며 이익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밭을 갈지 않고 장사를 하지 않으며, 글과 역사를 조금만 공부하면 크게는 문과에 합격하고 적어도 진사가 된다. 문과의 홍패는 두 자에 지나지 않지만 온갖 물건을 얻을 수 있으니 돈자루라고도 할 수 있다. 진사는 40세에 첫 벼슬을 해도 큰 고을의 남항(南行, 음직, 음서 제도와 같은 말로. 학식과 덕행이 특출하여 추천되었거나, 가문 덕에 하는 벼슬) 수령으로 가서 잘만 풀리면 귀가 양산 그늘에 휘어지고, 배는 종놈의 대답 소리에 저절로 불러지고, 방에는 노리개로 기생을 두고, 뜰에는 명학을 기른다.'며 양반의 무위도식을 조롱했다. 출처 위키백과 연암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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