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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수 Apr 02. 2024

봄날

-어느 부부의 이야기

낮술을 마신 중년 부부가 걸어온다

거리에는 무수히 꽃잎이 떨어지고

부부의 얼굴이 꽃처럼 붉다

한 손은 싱싱한 푸성귀를 들고

한 손은 아내의 어깨를 감싼 모습이 다정하다

기쁨을 나누는 술이었나

슬픔을 다독이는 술 한 잔이었나

둘만이 공유하는 삶의 무게만큼

온몸으로 퍼지는 술의 온도

살아가면서 흔하지 않은

낮술의 취기 속으로 

또 그렇게 부부의 봄날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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