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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세계

by 조현수

시가 마냥 좋은 시절이 있었다

숨을 고르고

그 속에 있으면

가슴이 뛰고 슬픔마저 빛나보였다


살다 보니 시가 하찮아졌다

"시로써 무엇을 사랑할 수 있고

무엇을 얻을 수 있나"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시는 내게서 더 이상 빛나지 않았다


세월을 돌아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좋은 나이가 되니

다시 시가 찾아왔다


따뜻해지고

지혜로워진 시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아늑하고 평화롭다



※ 정현종「 시, 부질없는 시」 부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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