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지개 Aug 03. 2020

최소한의 예의란?

남편을 낳고 만세를 세 번 부른 시어머님

남편은 딸딸 아들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남편의 친할머니는 아들을 못 낳는다며 어머니를 많이 구박하셨단다. 그래서 어머님은 ‘나는 꼭 아들을 날 거야’ 생각을 하셨단다.

그래서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음에도 자식을 3명을 낳으셨다.

막내아들을 낳을 때, 어머니는 크게 “만세! 만세! 만세!” 삼세 창을 하셨단다.


어머님의 그런 아들에 대한 사랑은 유난했었나 보다. 시댁에 가면 늘 듣는 형님들의 한소리~

“엄마, 나한테는 도시락에 계란 안 넣어주고, 민우한테만 계란 넣었지? 또 소시지 만찬은 다 민우주고”

시누이들은 말끝마다 항상  “넌 아들이잖아” 이 말을 붙였다

어머님이 남편에서 싸주신 도시락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도 자식을 키워보지만, 본인 자식을 키우는데, 정성껏 키우지 않는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 시어머님은 유독 본인만이 아들자식을 귀하게 키웠다고 생각하신 분인 거 같았다(적어도 나의 생각엔 말이다)


그리고 말끝마다,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하시며,

 “미선야 내가 우리 아들 귀하게 키웠다”라고 하셨다.


 ‘나도 우리 엄마한테는 귀한 딸인데..’ 생각했다.


결혼하고 처음 전셋집을 구할 때였다. 어머님은 자꾸만 우리 엄마가 살고 있는 밑에 층의 전세가 얼마냐고 물어보셨다.

"미선야, 엄마 집에 살면 안 되나? 그럼 너도 편하고, 그리고... 딸인데 전셋값도 좀 깎아주지 않겠나?"

하지만 어머님의 이런 행동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어머님이 순천에 사시고 계셨는데, 어머님이 생각하시기에  서울에 살면 다 부자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심지어 남편에게 "민준아, 미선 엄마 돈 모아둔 게 얼마나 있는지 아나? 혼자 사니까 많이 모아놨을 거야! 너희한테 좀 보태 주라고 해라~응?"

정말 어이가 없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난 너무나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머님께 전화해

“어머님, 저는 출가외인이에요. 왜 자꾸 이렇게 하시는 건가요??”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어머니가 노발대발 화를 내시는 게 아닌가? 본인이 언제 그랬냐면서???


그러시더니 바로 우리 엄마에게 전화를 하신 것이다.

“사부인 어떻게 며느리가 시어머님한테 전화해서 이렇게 따질 수가 있어요? 저는 내 딸을 그렇게 안 키웠는데.. 요. 사부인은 따님을 잘 못 키우신 거 같아요!!!”

딸 하나인 나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를 고민하시던 엄마는 나를 크게 혼내셨다.


심지어 임신한 딸을 때리기까지 하셨다.

엄마도 너무 속상했기에 사위에 있는 앞에서 나를 때리셨다.


그리고 엄마는 "빨리 전화해서 어머님께 사과드리렴"

나: 어머님 죄송합니다!!!


그렇게 몇 년 후가 지나서, 처음 우리 힘으로 집을 장만했을 때 일이다. 돈이 넉넉지 않았기에 나와 남편은 첫 집을 전세 끼고 샀다. 일명 갭 투자! 전세를 끼고 샀으니 어디에서 살 것인가?


생각한 끝에  엄마 집의 아래층에 살면서 돈을 모으면 되겠다! 생각했다.


자식이 집을 마련한 것은 생각 안 하시고, 어머님은 많이 슬퍼하셨다.

주위 사람들이 "아들 뺏긴 거 아니야? 금이야 옥이야 키우면 뭐해? 아들 사돈집에 뺏겼네, 사 부인네는 며느리 딸 밖에 없지 않아?"

 

참 아이러니하다.. 언제는 돈 아껴야 한다며,

친정 집에 들어가 살 때는 언제고 정작 들어가 사니 아들을 뺏겼단다.


참 어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시댁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엄마 말대로 아비 없는 자식이라고 욕먹지 말아야 하니깐!~


맨 처음 전셋집을 구할 때 오피스텔이었으므로 빌 티윈이었다.

그러나 집을 다시 이사했으니 필요한 가전제품이며 가구들이 필요했다.


이때도 어머님은

미선야, 네가 시집올 때 가전제품이며, 가구를 사 오지 않았지? 그럼 사돈이 사주어야 하는 거 아니니?"

'아.. 뭐 이런 그지 같은 경우가 있나???'


그 가전제품과 가구 살 돈으로 어머님이 원하 신 것을 다 해드리지 않았던가???


너무 기가  히고, 너무 화가 났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순응하시고, 나의 냉장고와 장롱 등, 가전제품을 사주셨다.

이렇게 끝났다면 참 괜찮을 것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아들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본인도 딸 둘의 부모인 것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