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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의 유희 May 05. 2016

문구록:연필.

文具論 01. 연필에 대해 기록하다 (2016년 3월20일)

연필은 필기구 중에서 필기감이 가장 좋다. 사각거리는 적절한 마찰감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담긴 흑연의 필기감은 개인적으로는 필기도구 중 최고라 생각된다. 물론 흑연 종류에 따라 그 필기감과 색감이 다르기 때문에 연필 모두를 하나로 퉁치는 것은 무리.

연필의 필기의 유일한 단점은 필기후 번진다는 것인데 H 숫자가 높아지면 번짐은 줄어든다 그런데 색이 흐려지고 필기감도 너무 거칠어 져서 필기의 만족도가 극감소 한다. B류가 좋기는 한데 숫자가 높아질수록 너무 부드럽고 잘 번진다. 아마 HB나 B가 가장 흔히 쓰이는 이유가 그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오늘은 몇가지 집에 굴러다니는 6개의 연필류를 비교해 보았다.


1) Rotring 600 샤프펜슬 0.5mm HB

현재 심이 HB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제도용 샤프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 조형미와 무게감이 쵝오다. 물론 그래서 일반 샤프보다는 좀 비싸다. 검정색을 많이 쓰는데 나는 메탈색감이 좋아서 현재 600은색을 쓰고 있다.

사실 Rotring600은 연필보다 '정서적' 필기감이 떨어진다 생각되어 소장용에 가까웠다. 그런데 모처럼 써보니 필기감이 꽤 좋다. 샤프심이 너무 부드러웠는데 그건 심 종류를 테스트 해보면 해결 될 듯 하다. 단지 일정폭으로 필기가 되어 연필보다 필기하는 맛이 덜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


2) 문화 더존 B 컴퓨터용:

문방구에서 흔히 파는 제품이다. 디자인도 그런 모양새이다. 두툼하게 써지는 맛이 좋고 적절한 마찰감이 좋다. 컴퓨터 용이라 되어있는데 일반과 차이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단점이라면 역시 B 계열이라서 인지 연필이 빨리 닳는다.


3) Staedtler Yellow pencil 134-2B: 

연필 끝에 분홍색 지우개가 검정 메탈 틀로 고정되어있는 달걀노른자색의 몸체. 서양 연필의 클래식한 전통적 모습을 간직한 멋진 연필이다. 살짝 거친듯한 필기감도 일품! 이번 테스트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녀석이다.


4) Dixon HB:

역시 전통적인 느낌의 연필. HB가 생각보다 많이 거칠었고 흐려서 필기하는 맛이 별로 였다. 


5) 동아연필 B:

초등생용 연필이다.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컴퓨터용 B보다 진하고 거친 느낌이다. 디자인이 인상적인데... 초딩정서인 나도 감당하기 힘든 초딩디자인 감각으로 과도 포장되어있다.


6) Faber-Castell 어린이 연필:

흑연이 뭔지 표기가 안되어 있는데 실제 사용해 보면 B정도 인듯하다.

소포지 #놀트 위에 쓰면서 비교했는데 Dixon HB를 빼고는 그냥 보기에는 비슷하다. 하지만, #손맛 은 전혀 달랐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Rotring의 필기감은 아주 만족스러웠지만, 사실 연필 필기의 아름다움은 필기중간에 연필을 깍아 줘야 한다는데 있다고 하겠다.

연필은 필기 뿐 아니라 연필을 깍는 아름다운 육체적 경험이 함께 한다! 마치 선비가 붓을 들어 먹물을 적시듯,  연필의 간지는 연필을 깍는 행위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휴대용 연필 깍이가 매우 중요한데 이 또한 선택이 쉽지 않다. 필자는 현재 Muji의 휴대용 사각연필깍이를 사용중인데, 크기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사실 좀 불만스러운 제품이다.

말이 나온 김에, #문구론 #문구덕후일지 다음 시간에는 연필깍이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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