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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엽 Mar 20. 2024

왜 살아야 하나요?

삶의 의미

저는 평소 신앙은 누리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신앙이란 하나님을 위해 억지로, 혹은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해 드리는 것이 아니라 

기쁨으로 누리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앙을 누리지 못합니다

누리기는커녕 대부분

하나님 앞에 삶의 고단함과 억울함, 

울분을 쏟아 놓기 바쁩니다


도대체 왜? 하나님이 자기에게 

이런 환난을 주시는 거냐는 것입니다


설령 이 문제를 해결한 

신앙심 깊은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자기의 문제는 해결했을지라도

왜 이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지 

왜 구원받지 못하고 지옥에 가는 사람이 존재하며

혹은 자신의 구원은 어떻게 되는지 여전히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신앙인과 비신앙인을 통틀어 

인류 최대의 고민거리는 

고난과 구원의 문제

즉 삶의 의미에 관한 문제입니다



며칠 전 저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 주신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어린 나이에 미국에 오신 

이민 1.5세의 40대 후반의 분으로서

동갑내기 아내와 17살 딸 14살 아들을 두신 

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매일 매주 매달 반복되는 삶의 패턴 속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에 빠지신 것 같았습니다


좋았다가 다시 힘들어지고

재밌다가 지루해졌다가

살이 쪘다가 빠졌다가

은혜 충만했다가 다시 강퍅해졌다가

이렇게  반복되는  삶 가운데 

삶의 의미에 대한 회의가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에 나가 신앙 좋아 보이는 다른 크리스천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그들은 늘 말씀 읽으라고 하고 기도하라고 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라는 정답만을 이야기한답니다


답답한 마음에 교회 밖의 사람과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만

그들 또한 역시

삶이란 아이들의 잘 키우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고

혹은 열심히 돈 벌어

나중에 편하게 살기 위해서

여행 다니기 위해서 등등 

세상적인, 물질적인 이유들을 말하지만

답답하기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단지 그런 게 삶이라면

매일매일 힘들게 사람들과 부딪혀가며 일하면서

주말이 되면 짧은 쉼으로 재충전하고

다시 월요일 아침이면 마치 전쟁터 나가듯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일상을 되풀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무엇을 위해서?

라는 삶의 의미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이 마치 쓸데없는 고민에 빠진 

우울증 환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자신은 나름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마라톤도 뛰고 정신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는 말도 덧붙이셨습니다



저는 이분의 메일을 읽어보며 무척이나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밖으로 표현을 안 할 뿐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고민을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것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2000년 전 예수님 시대에도 

사람들은 똑같은 고민과 질문 속에 살았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구원이란 우리의 삶 가운데 허락된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씀드리자면 우리의 삶은 

'구원을 이루어 내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말은 우리가 고난을 이겨내고

삶을 도덕적으로 착하고 선하게 살아 내야만...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나중에 그에 대한 보상이나 결과로써 

구원을 얻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삶 가운데 구원이 허락된다는 말은

삶을 통해 구원이 완성되어 간다는 말입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이 땅에 내려오신 하나님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 예수님의 일생을 가만 살펴보면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의 자궁을 빌려 

갓난아기로 태어나십니다


이 땅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셨고

목수일을 하셨습니다


공생애 기간 중에도 이 땅에서 사람들이 겪는 

모든 희로애락을 동일하게 겪으셨습니다


구원을 이루신 방법 또한 

십자가 고통이라는 대속의 고통을 

몸소 겪으심으로 완성하십니다


바꿔 말씀드리면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기 때문에

우리의 구원을 말 한마디로 

짠 하고 기적처럼 이루지 

않으셨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신앙하면 언제나

어떤 신비로운 현상을 기대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뼈를 깎는 인내, 처절한 각오, 그리고 마침내 

그로 인한 부활, 승리 같은 극적인 것으로 곧바로 연결 짓습니다


그러나 신앙이란 그런 극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관한 것입니다


즉 신앙생활에 있어서 회개라든지, 

믿음, 구원 이런 말들은 막연한 추상명사가 아니라

구체적 현실 가운데 우리가 직접 경험해야 하는 것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늘 

예수께서 승리하셨으니 

'승리는 우리 것이다 할렐루야 다' 

이러고 맙니다


그것을 믿는 것이 신앙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2천년 전 예수의 승리가 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그때 승리했다면 

왜 그때나 지금이나 고난과 환란은  동일하게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그렇게 삶 가운데 마주치는 고난과 고통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자신의 신앙이 기대에 못 미치고 실패했을 때  

'도대체 내 구원은 진짜인가?'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인생이 이리 고달픈가?'

'왜 하나님은 이런 고통을 주시며

왜 실패를 막아 주시지 않는가?'

도대체 왜? 왜? 왜? 질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예수 처음 믿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열심을 불태우자로 

급하게 마무리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답이 될 수 없습니다


사실 늘 반복되는 삶 자체에도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삶은 그저 삶일 뿐입니다


굳이 삶의  의미를  찾자면

삶을 경험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삶을 허락하시고

마음껏 경험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삶을 주셨습니다


제가 신앙은 누리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때 

누림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삶을 누려라' 했을 때 이 말은

삶가운데 쾌락을 추구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이 말은 삶 속의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여행자가 여행하듯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정한 여행자는 여행 중 고생을 투덜거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색다른  경험으로 여기고 이를 누립니다

아브라함은 그의 신앙이 성숙해진 노년에

그의 고단했던 삶을 돌이켜 보며

나그네와 같은 인생이라고 회고합니다

여행길이었다는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우라고 하는데

인생이 여행길과 같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문에 그들은 여행길에서 만나는 고난과 고통을

환난으로 여기지 않고

보다 성숙해질 수 있는 밑거름으로 생각합니다

비렁뱅이 거지와  무전취식을 하는 여행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지와는 달리 여행자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여행자는 돌아갈 집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이란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인생을 여행자처럼 사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되면 삶 가운데 경험하는 

모든 희로애락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삶의 의미가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일 것입니다

진정한 여행자가 남들 안 가는 어려운 오지를 찾아다니듯..

고독한 미식가가 새로운 맛에 도전을 즐기듯..

진정한 신앙인은 자신 앞에 펼쳐진 삶을 누립니다


사실 삶은 마치 나에게 주어진 선물처럼 

우리 앞에 무한한 가능성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나의 삶입니다


영어로 현재 지금이 present인데

선물 또한 present 인걸 보면 신기합니다

현재는 늘 반복됩니다

지겹도록 반복됩니다

똑같은 현재가 늘 내 앞에 다가옵니다

그러나 가만 살펴보면 1초 전의 현재나 

1초 후의 현재는 동일한 듯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 동일한 현재를 내가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바뀐 모습으로 다가옴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변화가 너무나 작아서 

늘 똑같은 모습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늘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그 작은 변화가 쌓여 누적되면 

그 결과는 무척이나 다릅니다


우리의 삶이 비록 의미도 없이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가 그 삶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너무나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 생활 하면서 크게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하나님이 다 하신다..

우리가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믿음뿐이다.. 이런 것인데

크게 보면 맞는 말이지만

오해할 부분이 또한 많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삶이라는 

운동장을 허락하시고 마음껏 뛰어 놀라고 하시는데…

승리는 보장해 놓았으니 마음껏 경기하라고 하시는데

우리는 승리가 보장되어 있다면

뭐 하러 힘들게 뛰어요?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하시는데 뭐 하러 뛰어요?

이러고 있는 듯합니다


축구 경기 중에 넘어져 다칠 수도 있고

피를 흘릴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경기장 위에서 뛰어다니는 것이

곧 경기를 누리는 것입니다


운동장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 위에서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퇴장당하고

꼴을 넣을 때 비로소 운동장은 

운동장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축구란 경기는 너무나 지루합니다

발로 공을 건네는 단순한 동작의 반복이 축구입니다

그러나 또한 동시에 그러한 단순한 동작의 반복으로 

전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것이 바로 축구입니다

달리기도 그렇고 모든 흥미진진한 게임과 경기가

사실 무척이나 단순한 동작의 반복들입니다


성경이 인생을 경기에 비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단순한 반복 같고

의미 없이 여겨질 수 있습니다

마치 축구선수가 온종일 패스 연습을 하고

골프 선수가 온종일 스윙연습 하면서

슬펌프에 빠지듯 

우리도 인생의 단조로움과 단순한 반복에 

슬럼프에 빠져 

삶의 의미를 찾게 됩니다


모든 세계적인 선수들 치고 

깊은 슬럼프에 한 번쯤 안 빠져 본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그러한 슬럼프를 겪었기에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삶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매일매일 의미 없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삶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자신 앞에 펼쳐진 모든 순간을

 그저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삶은 그저 그러라고 우리 앞에 펼쳐진

선물임을 깨닫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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