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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 Nov 11. 2024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인간이란

씁쓸하다 

순진했던 것은 나였다는 것을 알았다. 


이 생각을 최근 몇 년간 했었지만,

그게 현실로 보이니깐 씁쓸하더라. 


내가 뭐 호구 소리들어가면서 살았던 건 아니지만

그냥 기본적으로 사람의 선함에 대해서 잘못 판단했던 것 같다. 


아마도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그 가드를 조금 더 낮췄던 것도 있었겠지만, 

혹은 질투에 익숙하지 않아서 였을 수도 있다. 


와 그냥 그 얘의 기억이 놀라웠다.

원래 예민하지 않은 친구였지만, 

그렇게 나보고 그만두라고 하더니,

나는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참 웃겼다.

그냥 


떠나고 보니 가장 잘했던 나만 사라졌더라.

그러고는 시험을 못 본게 아니냐고

나이가 많다는 게 핑계같다는 소리 듣는데 기가 차더라. 


나이가 차서 시작해서 스트레이트로 가는 것과

그 중간에 공백이 있는 건 다르다고 

설명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스러웠다. 


내가 액받이처럼 헛소리 들으며 

버티던 때

같이 욕하던 게 아니라

내가 예민하고

잘 해서고 

둘이 안 맞아서라더니.


진심으로 살심이 올라왔다.


그 얘가 보낸 수련 시간도 힘들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인 면모는 

참 잠이 안 오고 일찍 깼다.


그 얘를 통해서 듣게 된 다른 얘들의 소식도

끔찍했다.


확실히 나는 종교를 갖진 못할 것 같다. 

변하지 않는 존재는 얼마나 끔찍한가 ..

인과응보 따위도 없고.


자기가 가진 것이 특권인지도 모르는 자에게

말을 하고 있는 상황은 

얼마나 기가 차던가. 


자기가 남자라서 유리했다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는데.


주변에 눈을 감고

내 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놀랍다고 하는 너를 보면서

내가 왜 그 분야를 떠나고 싶었는지 다시 떠올렸다. 

혼자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세상 어디에 있든 혼자겠지만, 

집단에서 나만 다른 존재인 것 같은 

alien self는 오래 버티지 못하게 만든다. 


너희가 교육분석을 받으며

스스로를 알게 되는 순간이 올까?


그럴 거 같지 않다.


나도 잘난 것 하나 없는 사람이지만

직업을 선택했던 이유와

버티다가 떠난 이유,

후회하는 이유,

그 모든 것을 인식하고 있다. 


나는 솔직했던 만큼

피해를 봤고,

아꼈던 만큼 상처 입었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치유하고자 생긴 직업에서 

벌어지는 모순들을 나는 견디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남들처럼 그냥 하지 못했다는 지점이다.

지금도 그러하고. 


공무원은 하고 싶지 않다는 말에

참 힙하다고 대답하는 너를 보며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싶었다. 

이유조차 묻지 않았으면서

네 머릿속에 나는 누구이길래

견디지 못할 사람이었고

힙한 사람인걸까.


미필적 고의로 내 수련을 살릴 수 있던 마지막 기회를 날린 미국에 있을 내 동기를 생각한다.

그 얘가

대학원 내내 교수의 괴롭힘 속에서 살던 나와 달리

헛소리도 안 듣고, 논문 주제도 받고, 연구도 봐주던 그 얘는

교수님이랑 연애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정말 너한테 그런 소리를 했냐고 못 믿겠다는 걸 보면서

나는 모든 피해자들을 이해했다. 


그 얘는 내가 부러웠고,

지랄하는 그 관심도 받고 싶어했다. 


안 했을 때가 행복해보인다며 

계속 그만두라고 권유했었는데

스스로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몰랐겠지.


돈이 많던 너는 잘하는 내가 부러웠지만 

유학을 생각해볼까 하니깐, 

돈이 없으면 힘들다고 하던 너를 보며

끔찍했지. 


결국 니가 원하는 대로 됐구나. 


나는 참 어리석고도 순진한 사람이었다. 


어제 만났던 얘는

내가 범죄 수련하면서 

이 일 계속 해보는 게 어떠냐는 이야길 들었다니깐 놀라던데.

웃기더라. 


너는 수련을 들어갔고 나는 못 들어갔다고

그게 능력을 가르는 말이 아닐텐데

니가 수련을 받지도 못한 대학원 때 내가 어떻게 했는지 기억한다면.


그리고 

다시 받게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 속에서 기가 참을 느꼈다.


난 정말 지독한 자격지심의 역동들 속에 휘말려서

속 앓이만 하다가

눈만 뜨이고, 시간과 건강과 사람을 보내고 끝났다.


그냥 몸이 안좋다고 휴가 쓸지를 5분간 고민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앉아서

ui/ux 특강을 듣고 있다. 


여기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될 줄 몰랐는데,

웹디자인을 할 때 색약, 고령자, 여러 유형의 장애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잃어버린 것을 찾은 느낌이었다. 


기술은 그 자체로 선악이 있을 수 없지만,

적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고

그 때부터는 선악이 적용된다. 


내가 

이타적인 직업을 선택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고,

요새 재미가 없던 것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있는 것에서 

인간은 의미를 찾는 데

요새의 나는 

내일의 기대조차도 없었으니깐 말이다. 


인지 심리를 여기서 듣게 될 줄은 몰랐는데 

책을 정말 많이 읽으시는 강사님이신가보다.

오랜만에 환기되서 정말 좋다. 


꾀병을 안 부리길 잘했다.


순진했던 나는 이제 사라졌지만,

이 상흔은 오래 갈 것이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계속 반복하면서 정리하게 되겠지.


삶의 흐름을 정말 모르겠다. 


길을 잃어서 

오랜만에 캐나다에 워홀 간 친구에게 연락했다. 


뉴질랜드 워홀갔을 때 만났으니 벌써 7년을 알았다.


캐나다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겠다고

방통대를 다니며 일을 하다가

재작년에 갔는데 

유치원 교사를 계속 하다가 

올초에 학교를 들어가서 교사를 할까 싶다더니

곧 영주권이 나온다고

학교를 갈까 타투를 배워볼까 싶다고 대답했다.


그래

어차피 부모님께 죄책감을 느끼는 김에

시야각을 조금 더 넓혀야 될 것 같다. 


나 역시 그냥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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