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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r 18. 2023

매일 쓰는 건 자신 있습니다

글은 쓰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글감을 모으는 방법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힘들어합니다. 그에 비해 전 글을 하루도 빠짐없이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저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머릿속을 지나쳐가는 생각들을 어떡해서든 놓치지 않으려고 메모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머리와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버리지 않고 세세히 관찰하며 느낌이 올 때마다 메모를 하는 습관만 들인다면,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연습을 할 준비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단어 하나라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당시에 떠올랐던 생각과 감정입니다. 모든 생각을 담으려 하는 건 애초에 무리이자 욕심입니다. 아무리 짧은 단어라도 메모를 해놓고 시간이 지나서 보면 그때 떠올랐던 생각의 전체적인 흐름이 다시 떠오르게 됩니다. 지금의 생각이 나중에도 떠오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생각을 수집하는 사람은 인간의 기억력을 믿어선 안 됩니다.


물론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에 바로 글을 쓸 수 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을 비롯한 보통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회사에선 회사 업무를 보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긴 글을 쓰기가 힘들고, 집에서는 아내와 시간을 보낸다거나 아이를 봐야 하기 때문에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 글로 옮기기가 힘들죠. 생각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요물 같은 것입니다. 어떡해서든 놓치지 않고 모은다는 마음을 품고 살아야 글감을 모으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무런 내용도 없는 백지와 마주하는 것보다는 단어 하나라도 적혀 있는 페이지를 쳐다보는 게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막상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하면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써보기 전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일단 글을 쓰기만 하면 먹물 하나가 생수에 퍼지듯 생각엔진이 활발하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이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좋은 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매일 글을 쓰지 못하는 일은 없게 될 겁니다. 여기서 좋은 소식이 있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은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듬어진다는 것입니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저는 이렇게 매일 제 생각을 수집하며 모은 재료들을 토대로 하루하루 다량의 글을 써 내려갑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욕심이 많은 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모임에도 참여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모임의 장점이자 특징은 매일 일일 미션으로 글쓰기를 하기 위한 임의의 '키워드'를 제공해 준다는 것입니다. 전 제가 평소에 수집하고 있는 생각들을 메모한 것만으로도 쓸 수 있는 글감들이 넘쳐 나지만, 남이 제공한 키워드를 토대로 글을 쓰는 건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 자주 생각지 않던 생소한 단어들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키워드 하나를 불려 가며 써온 글들도 브런치에 많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단어 하나로 시작하는 글쓰기가 이렇게 쓰여질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매일 글을 쓰는 게 어려운 진짜 이유는 글쓰기가 정말 어려워서 그런 게 아니라 쓰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글쓰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그냥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쓰기에 관심과 뜻이 있어서 모인 사람들조차도 꾸준한 글쓰기는 어려워했습니다. 글쓰기가 되고 안되고는 모두 마음의 문제입니다. 단지 쓰는 게 전부인 게 글쓰기의 본질이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그 본질을 흐리는 주범입니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생각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미리부터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생각을 멈추지 못하면 소중한 시간만 날리게 됩니다. 만약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괴롭다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글감이 생각나지 않는다'와 같은 식으로라도 써보세요.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은 일단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사라집니다.


좋은 글은 깊은 생각을 통해서 빚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런 깊은 생각은 일단 쓰고 나서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사람들일수록 '생각'이 내게 불러오는 저항을 이해해야 합니다.




쓰기만 하면, 독보적인 글이 탄생한다

저도 남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한 명의 어리숙한 인간이기 때문에 제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저를 좋게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쓴 글들을 보고 가볍게 여기거나 비웃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오히려 좋습니다. 제 글을 읽는 사람들이 '매일 글을 쓰는 게 별 거 아니었네'라고 생각을 했으면 바라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면, '나'라는 존재는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글을 쓰는 순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독특한 글이 탄생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글을 꾸준히 쓰다 보면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알아갈수록 인생은 빛나고, 삶은 그렇게 가치가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읽는다고 해서 아무나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제 글을 계기로 단 한 편의 글이라도 쓰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제가 쓴 글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삶에서 글을 쓸 만한 적당한 때가 왔고 그간 알게 모르게 노력해 온 것들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깨달음은 남이 주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가 얻어내는 것입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해 인생이 얼마나 찬란하고 아름다운 건지 진하게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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