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보 Mar 31. 2024

원하는 일이 일어나도 행복할 수 없는 이유

무작정 바라기만 해서는 답도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을 마음속에 품고들 살아간다. 간절함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원하는 일이 하루빨리 현실에서 나타나 주길 바란다. 고통이 가득한 삶이지만, '어쩌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들의 대부분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를테면 세계적인 대기업의 오너가 된다거나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연예인이 되기는 어렵지만, 아이폰이나 자동차는 충분히 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남들이 우러러볼 만큼의 대단한 업적은 달성하기 어려워도 그 외 삶의 전반적인 요소들은 대부분 기대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원하는 일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행복감을 거머쥐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태세전환이 빠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처음엔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니 그 사람과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연인으로 발전하니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격차이와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면서 이제는 머릿속에서 제발 잊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항상 뭘 바라기만 하고, 그때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져도 아마 죽기 전까지 온전한 행복은 누리지 못할 확률이 높다.




확실히 뭔가를 기대하고 원하는 마음은 그만큼의 활력을 일으키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정과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더 나은 것들을 갈망하기만 하면, 마음이 현재에 머무르지 못하기 때문에 순간의 행복을 느낄 만한 겨를이 없다.


원하는 것도 좋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에 충실할 수 없다면 그 모든 것들은 사실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순간을 즐기지도 못하면서 바라고 바라기만 해서는 답도 없는 것이, 살다 보면 갖가지의 문제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살면서 자꾸 어딘가에 부딪히는 건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원래 인생이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모든 일을 '원래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문제를 문제로 삼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도 심각한 문제로 불려지기도 하지만,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으면 가뿐하게 흘려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기대를 품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적당히 해야 한다. 기대하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면 정작 중요한 것들에 할애할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원하되 적당히 바랄 줄 아는 것. 그 어떤 결과라도 겸허히 받아들이며 '다음'을 기약하며 만족할 줄 아는 법. 이와 같은 지혜를 체득하는 것만이, 살아가는 동안 담백한 행복감을 최대한 오래도록 만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공인들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