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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Kim Jul 11. 2023

이해) 음악을 포기한 동생을 보면서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하루는 음악을 전공한 동생이 고민이 있다고 하였다.

고민은 없는 것 같이 살고 평소에도 밝은 동생이었기에 고민이 있다고, 시간 좀 내달라는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정말 의외였다. 혹시 사고라도 친 것일까, 돈을 빌려달라는 걸까 등등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간까지 내줬건만 아무 말하지 않는 동생. “무슨 일이야”라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제야 입을 연다.


“형 저는 음악이 너무 좋은데 직업으로 삼기에는 너무 힘든 세상이에요”


진로에 관한 고민이었다. 나는 음악에 대하여 잘 모르지만 공연도 하고, 공부하러 외국도 나갔다 오고 했던 걸 알았기에 나중에 뭐라도 하려나 했는데.. 세상이 그렇게 녹록지 않았나 보다. 재능과 노력, 어중간한 위치의 자신이 계속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다고 하였다.


내 앞가림도 못하는 내가. 또 세상 평범 혹은 그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내가 누군가의 삶에 조언을 한다는 게 조금은 망설여졌다. 나한테는 취미 정도로밖에 생각 안 되는 음악이 그 동생에게는 얼마나 큰 존재인지는 내가 알 수는 없다. 나는 그저 그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어떤 선택이든 시간이 지나고 돌아봤을 때, 그 선택이 덜 후회하는 선택이 되면 좋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해주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 동생을 다시 만났을 때, 음악은 포기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고 한다. 참 다행이다 생각되었다. 포기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기에 많은 고민과 시간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다.


포기하고도 괜찮아 보이는 동생을 보니 좋아하는 것을 직업이 아닌 취미로 남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이 직업이 된다면 쉬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취미가 하나 사라진 것이기에

조금은 씁쓸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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