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흐르는 것들에 대하여

by 아르칸테

목소리는 차분했고,
사건은 이미 정리된 상태였다.

“아이들 사이에 작은 다툼이 있었어요.”

엄마는 전화를 끊고
외투를 걸쳤다.

아버지는 따라나서지 않았다.
그가 나설 자리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는
이미 두 아이가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 아이는 눈이 조금 부어 있었고,
손에는 찢어진 종이 조각을 쥐고 있었다.

딸은 의자에 앉아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에 올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표정은 차분했고,
눈에는 당황도 억울함도 없었다.

교사가 상황을 설명했다.

아이들은 그림 놀이를 하고 있었고,
딸은 역할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한 아이는 색칠을,
다른 아이는 오려 붙이기를 맡았다.

딸은 가위를 쥐지 않았다.
풀도 들지 않았다.

대신 옆에 앉아
“여기 붙여.”
“이건 다시.”
“이건 버려.” 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문제는 완성 직전에 일어났다.

딸은 완성된 그림을 들어 올려
교사 쪽으로 향했고,
그 과정에서 한 아이가 다른 스티커를 붙이려 종이를 붙잡았다

그때 딸아이는 친구에게.

“이건 필요 없어.”

그 말과 함께 종이는 찢어졌다.

아이의 손에서 벗어나려다
힘이 실렸고,
종이는 정확히 가운데서 갈라졌다.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딸은 물러서지 않았다. 사과하지도 않았다.

대신 교사를 보았다.

그 시선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변명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었다.

상황이 어디로 흘러갈지를
확인하는 시선이었다.

엄마는 그 설명을 조용히 들었다.

그리고
먼저 상대 아이의 부모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말은 부드러웠고, 태도는 명확했다.

상대 부모도
형식적인 사과를 되돌려주었다.

아이에게도 사과가 이어졌다.

“미안해.”
엄마가 대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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