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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 Jan 01. 2021

사랑은 습관?


종종 사랑은 습관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많은 연인들이 처음에는 뜨겁게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다 어느 순간 감정이 식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감정이 식는 것도 변하는 것도 다 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랑은 언제나 뜨겁고 열정적일 수는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연애를 길게 해보지 않았을 때는 이게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짝사랑을 할 때는 정말이지 몇 년 동안이나 그 사람 연락 하나에 가슴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정말 말 그대로 심장이 저 바닥까지 떨어졌다가 솟구치는 경험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연애를 하자 이 사람도 나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생겨서 인지, 익숙해져서 인지 그런 감정을 갈수록 느끼게 되기 힘들어졌다. 


스무 살 때 첫 연애를 할 때 (학창 시절 연애를 그냥 소꿉장난이라고 치고!)  내가 성인이 된 후의 첫 연애라는 것을 알았던 상대방이 자주 손잡으면 처음 그 설렘이 떨어질까 봐 손잡는 걸 망설여했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너무너무 좋은 일이 더 라두 자주 겪고 익숙해지는 순간 무뎌지는 거라고 그래서 처음이 더 특별하고 그 감정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그러면 연애가 오래간다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아니 이 좋은 게 어떻게 익숙해지지? 손 잡을 때 어떻게 안 떨리게 되는 거지? 오히려 익숙해졌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심장이 떨리는데 무슨 말이지?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 그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소중하고 특별한 게 익숙해진다는 건 되게 스며들듯이 무서운 일인 것 같다. 그때의 특별함이 바래진다는 게 참 무서운 거 같다. 처음에는 반짝이고 빛나던 물건을 손때 탈 때까지 쓰고 나면 그걸 처음 가졌을 때의 행복감은 잊히고 그리고 그 물건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아쉽게 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연애와 사랑하는 사람을 물건 따위에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 과정은 비슷한 거 같다. 


그래서인지 가끔 사랑은 습관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더 이상 특별하지도 설레지도 않을 때가 많지만 습관처럼 찾게 되고 그 사람의 이름이 입버릇처럼 남을 때, 그 모든 순간을 사랑이라고 말하는 거일 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만날 때는 소중함을 모르다가 헤어져서야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거라고. 


저녁마다 마시는 매일 홍차 한잔을 꾸준히 마시다 하루는 깜빡하고 홍차를 사다 놓지 못해서 못 마시게 된 날, 특별하지도 않던 홍차가 당장 마시지 못하면 죽을 거 같은 순간... 같은 게 사랑이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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