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다.
서울도 참 오랜만에 방문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던 많은 날들이 스쳐지나갔다.
우리는 유명하다는 쌀국수집에 갔고
9년 전 쯤 자주 오던 카페에 갔다.
십 여년동안 그대로인 카페도 너무 신기했고
그동안 삶의 궤적이 많이 변한 나 자신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친구는 아직 회사를 다니고
요즘 과장 진급 시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나도 계속 다녔더라면 이 친구와 같은 모습이겠지.
친구는 힘들어 보였지만 그래도 좋아 보였다.
나도 그렇게 보일까? 힘든 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퇴사를 했으니 좋아 보이는 사람일까?
퇴사에 정답은 없다.
퇴사 자체가 답을 찾아주지도 않는다.
나는 간혹 회사에 조금만 더 남아 있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성숙했을까? 너무 일찍 나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시간을 돌려도 왠지 같은 선택을 할 것 같긴 하지만
가끔 찾아오는 미련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오늘을 성실히 살아내는 것.
우리는 커피 한 잔을 비우며
몇 년 뒤에도 이 카페가 건재하길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