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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피디아 Oct 01. 2023

노래의 위력


음악은 참 신기하다, 현재의 나를 과거로 데려간다.


30대 중반, '밤과 음악사이' 소문이 들려왔다. 

'밤과 음악사이'는 90년대~2000년대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한 클럽이다. 대개 클럽은 상한 연령 제한이 있었던 거에 반해, 이곳은 하한 제한을 두었다. 너무 어리면 못 들어갔던. 그래서 30대에게는 더 반가웠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강남에서 만났다.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즐기던 노래가 지하에 펑펑 울려 퍼지니, 가슴이 울컥! 눈이 뜨끈해졌다.

노래를 따라 그때의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나, 음악과 나만 존재하는 듯했다.



30대 중반, 삶이 내 꿈과 목표와 욕심대로 되지 않음을 절실히 느꼈다.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타협해 그냥저냥 살 것인가, 

그래도 좀 더 힘을 내 버텨볼 것인가, 

매일 심난한 날이었다.

 

힘든 30대 중반을 보내고 있을 때,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즐겨 듣던 노래가 귀에 꽂히니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 웃어지지도 울어지지도 않았다.



또, 음악은 참 신기했다.

내 안의 깊숙한 감정을 끄집어내곤 한다.


퇴사 한 이후,

나도 잘 파악하지 못하는, 속에 숨겨진 감정과 만나면 순간 얼음이 되었다.


어느 저녁 TV에서 흘러나온 노래에 마음을 들켰다.

 JTBC 비긴어게인 오프닝 곡으로 흘러나온 노래,

한참 모습을 나타내지 않다가 긴 겨울잠에서 깬 것처럼 등장한 「임재범 가수의 비상」이라는 노래, 

텅 빈 로비에 불이 하나씩 들어오며 시작된 노래에 펑펑 눈물이 흘렀다.


노래 마디마디가 마치 내 마음을 알고 부르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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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노래 임재범, 작사 채정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모습 나조차 불안해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건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 후회는 없어.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상처 받는 것보단 혼자를 택한거지.

고독이 꼭 나쁜것은 아니야.
외로움은 나에게 누구도 말하지 않을 소중한걸 깨닫게 했으니까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당당히 내 꿈을 보여줄거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거야.

더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되줄거야
힘겨웠던 방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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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대와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있을 때, 휘몰아치는 울적한 감정이 무엇인지 모를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빅마마의 체념'에 마음이 들켰다.

이 감정이 미련이었구나, 이제 이를 떨쳐야만 할 때가 된 거구나.


반복해 들으며 나를 위로했고,

계속 따라 부르며 또 나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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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

노래 - 빅마마, 작사 - 이영현


행복했어 너와의 시간들
아마도 너는 힘들었겠지
너의 마음을 몰랐던 건 아니야
나도 느꼈었지만
널 보내는게 널 떠나 보내는게
아직은 익숙하지가 않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던 니가 원망스러워
왜 말 안했니 아님 못 한거니
조금도 날 생각하지 않았니
좋아한다며 사랑한다며
이렇게 끝낼 거면서 왜 그런 말을 했니
널 미워해야만 하는 거니
아니면 내 탓을 해야만 하는거니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야

왜 말 안했니 아님 못 한거니
조금도 날 생각하지 않았니
좋아한다며 사랑한다며
이렇게 끝낼 거면서 왜 그런 말을 했니
널 미워해야만 하는 거니
아니면 내 탓을 해야만 하는 거니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야
그래 더 이상 묻지 않을게
내 곁을 떠나고 싶다면
돌아 보지 말고 떠나 가
눈물은 흘리지 않을게
괜히 마음만 약해지니까
내게서 멀어진 니 모습이
흐릿하게 보여 눈물이 나나 봐

널 많이 그리워 할 것같아
참아야만 하겠지
잊혀질 수 있도록

다신 사랑같은 거 하지 않을래
내 마지막 사랑은 돌아선 너에게 주고 싶어서
행복하길 바래
나 보다 좋은 여자 만나기를
-------------



또 한 곡은 등을 토닥이며 위로를 전해주었다.

아직 내게는 기회가 있다고,

아직 내게는 기회가 있다고,

이 시기를 지나면 웃을 날을 만날 수 있다고.


-------------

슈퍼스타

노래, 작사 - 이한철


지난 날 아무 계획도 없이 여기 서울로 왔던 너
좀 어리둥절한 표정이 예전 나와 같아
모습은 까무잡잡한 스포츠맨 오직 그것만 해왔던
두렵지만 설레임의 시작엔 니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너만의 살아가야 할 이유 그게 무엇이 됐든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스타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널 힘들게 했던 일들과 그 순간에 흘렸던
땀과 눈물을 한잔에 마셔 버리자
괜찮아 잘 될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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