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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un Aug 19. 2023

성공과 실패 경험이 이어진 혁신

스티브 잡스와 아이팟


스티브 잡스를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거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뒤 연이어 세상에 내놓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는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 그 혁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그 첫 신호탄인 iPod 얘기를 해보려 한다.

처음 iPod이 세상에 나왔을 때는 '새로움' 자체에 환호했는데, 단종(2022년 단종됨)된 지금은 아이팟이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 건지, 어떻게 아이팟을 내놓았는지, 왜 아이튠즈 서비스를 제공한 건지... 이면의 무언가를 더 캐고 싶어 진다. 스티브 잡스 한 개인의 사고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싶다.



아이팟은 어떤 제품인가?

지금의 20대들은 아이팟 제품을 모르는 이가 많을 거다.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 시대를 사는 세대는 음원을 다운로드하여 저장해 듣는 MP3 사용 경험이 없으니.

오늘날에는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트리밍 방식은 그리 오래된 건 아니다. 십여 년 되었을까.


2001년 아이팟 출시 전 애플컴퓨터 상황을 잠깐 살펴보자.

애플컴퓨터는 PC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로, 지금도 그렇지만 20세기 초에도 디자인과 기술이 뛰어났다.

오늘날 마우스와 윈도우 화면의 GUI(Graphic User Interface, 아이콘 화면)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한 사람이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 마우스는 우연히 제록스의 팰로앨토 연구소에서 본 스티브 잡스에 의해 세상에 나왔다. 간단하고 편리한 도구로 지금도 모두가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 매킨토시 판매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아, 결국, 내부 경영진 갈등으로 번져 스티브 잡스는 1985년에 해고를 당한다.

이후 스티브 잡스는 NeXT라는 컴퓨터 회사를 설립하고 컴퓨터그래픽 회사를 인수해 애니메이션을 시장에 선보인다. 이는 대박을 치는데, 바로, 픽사에서 공급한 토이스토리와 몬스터주식회사 등이 그것이다.

픽사가 낸 애니메이션이 승승장구하던 것에 반해 스티브 잡스가 나간 애플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1997년, 12년 만에 스티브 잡스는 애플컴퓨터로 돌아와 CEO 자리에 앉는다.

CEO로 복귀한 이후에도 맥을 이어 컴퓨터 관련 신제품과 운영체제를 론칭한다.


그리고, 복귀 4년 후인 2001년 아이팟을 들고 무대에 선다.

처음 시장에 나온 iPod



아이팟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처음 아이팟이 소개될 때, 일부에서는 컴퓨터 만들던 회사가 MP3 플레이어를 만든다고 조롱하기도 했고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시중에 있던 여타의 MP3 보다 깔끔한 디자인과 새롭게 선보인 클릭휠은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계속해 신제품이 나오며, 제품 디자인과 성능 또한 향상되었고, 라인업도 아이팟 클래식 - 아이팟 미니 - 아이팟 나노...로 다양해졌다.


아이팟은 출시 3년이 지나 폭발적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출시 3년 차인 2004년에는 애플 전체 매출의 16%를 기록하고, 출시 5년 뒤에는 40%에 이르게 된다.

이때의 스티브 잡스는 얼마나 행복한 고민을 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제품 생산하랴, 팍스콘(아이팟 아웃소싱 회사)에 Capa(공장 생산량) 증설을 요구하랴, 컴퓨터 개발자들을 아이팟 개발로 부서 이동해 계속해 신제품을 개발하랴.

애플 매출 (단위: 백만 달러)


애플의 컴퓨터 제품은 세간의 관심을 받은 기술은 많았지만, 판매에 성공한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아이팟은 성공의 기쁨을 맛보기에 충분했다.


그러면 아이팟은 어떤 요소로 성공한 것일까?


첫 번째는 디자인. 스티브 잡스는 맥 컴퓨터를 개발할 때도 제품 외관 디자인과 컴퓨터의 그래픽 기능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아이팟은 깔끔하고 심플하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세상에 나왔다. 이전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철학은 고스란히 아이팟에 심어졌다.


두 번째는 사용자 환경. 흔히 UI (User Interface)라 부르는데, 평소 사용자들이 간단하고 쉽게,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한 UI를 선호했는데, 이 관점이 역시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기술적 우위성에 심취하지 않고 그것을 사용하는 이용자 관점에서 사용하기 쉽도록 만들기.


세 번째는 iTunes (아이튠즈)라 불린 음원 콘텐츠 서비스 제공. 2000년 초반 MP3 음원 파일은 대개 알아서, 암암리에 구해 들어야 했다. 물론 이는 불법이었고. 아이팟 출시 이듬해 음원 공급 사이트인 아이튠즈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음원을, 좋아하는 노래를, 원하는 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었다. 당연히 저작권 침해도 없었고.



스티브 잡스는 왜/어떻게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만들 수 있게 되었는가?


바로 자신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잘 알고 성공은 다음으로 연결하고 실패는 보완했기 때문이리라.

스티브 잡스가 주도한 애플의 맥 컴퓨터는 디자인과 그래픽이 뛰어나 시장의 다수가 극찬했고 마니아층을 쌓기도 했다. 심플하고 고급스럽고 세련된 제품 디자인은 많은 이의 시선을 끌었다. 이 성공 경험과 디자인 철학은 아이팟에 그대로 심어졌다.


반면 맥 컴퓨터의 실패 경험은 철저히 보완되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극복했다. 맥 컴퓨터는 디자인과 기술의 우수성은 인정받았지만, 시장의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중보다는 마니아층 소수에 의해 구매되어 당시 경쟁상대였던 IBM+Microsoft 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이유는 호환성과 가격이었다. 맥은 철저히 나 홀로 천재처럼 외부와 협력하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권에 제약이 있었다. 애플이 제공하는 것 외의 키보드, 마우스, 스피커, 그래픽카드 등 액세서리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었다. 반면 IBM+Microsoft는 외부에 오픈해 제삼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그들의 진영은 계속해 확대해 커갔다.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 크기가 계속해 벌어진 거다.

이때 실패 경험은 아이튠즈를 통해 극복. 제3의 협력자와 소비자가 아예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아이튠즈를 제공했다. 그리고 애플은 콘텐츠 거래 대가로 낮은 중개수수료를 받았고. 이때부터는 돈보다는 많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거에 관심이 컸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전 세계 어떤 성공한 기업인도 실패의 순간을 겪지 않은 이는 없다. 또, 일하는 동안 누구나 성공도 맛보고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혹자는 성공만이 좋은 거라 인식하지만, 실제 산업계에 영향력이 높은 제품과 서비스는 이전 실패 경험이 바탕이 되어 한 단계 점프하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튠즈처럼.

다만 차이는 실패의 순간 좌절해 포기하면 그냥 그런 실적을 내는 거고, 그것에서 교훈을 얻어 적극적으로 극복해 또다시 도전하면 좋은 결과가 함께 한다. 이전 실패를 갚고도 남을 기쁨을 줄 거다.

고 이건희 회장이 자주 하시던 말이 떠오른다.

"위기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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