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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미 Apr 02. 2022

연쇄 식물마의 출근길

출근길이 쓸쓸하지 않아

식물에 꽂혀서 다녀온 식물 카페

식물에 꽂혔다.

나는 한 번씩 꽂히는 키워드가 있는데 “유기농”, “천연”, “에코”, “자연”, 이번엔 “식물”이다. 식물을 보고 있으면 초록 초록한 것이 마음이 평온해진다. 쿵푸팬더의 명대사 “이너 피스~”가 따로 없다.

이너 피스를 실천 중인 팬더

처음에 회사에 데려간 건 “콩고”라는 식물이었다.

콩고는 모*하우스 세일하는 식물 코너에서 발견했다. 다른 식물과 달리 잎이 싱싱해 보여서 마음이 끌렸다. 콩고를 데려가고 가장 많이 고민한 건 이름이다. 출근 인사 때 부를 이름이 필요한데 식물명 그대로 콩고라고 부를 순 없었다. 그때 마침 내가 사지 못한 NFT 콩즈(현재 가격이 어마 어마하게 비싼 인기 NFT)가 떠올랐다. 그래서 콩즈로 정했다.

누군가 “너 콩즈 있어?”라고 물을 때 “나도 콩즈 있어”라고 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너는 콩즈로 정했다.

외동은 외로워 보여서…

콩즈를 데려간 지 1일 차. 콩즈에게 낯선 환경 탓일까 외로워 보였다. 역시 혼자 적응하기엔 너무 쓸쓸한가. 하지만 이런 화분을 더 기르기엔 연쇄식물마인 나에겐 부담이 너무 컸다.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그래서 키우기 난이도가 비교적 낮아 보이는 수경 식물인 1. 테이블 야자, 2. 몬스테라를 주문했다.

흙탕물 오마이갓

흙탕물 오마이갓

인터넷으로 본 수경 식물은 깨끗한 물속에 아름답게 담겨 있었는데… 배송 온 식물은 화분에 흙과 함께 담겨 있었다. 이걸 무식하게 대충 꽃병에 물과 함께 담아 참사가 발생했다. 다시 인터넷 쇼핑몰의 글을 읽어보니 화분에서 뽑아서 씻은 후 화병에 꽂으라고 가이드가 있었다. (인터넷 쇼핑할 땐 글을 꼭 자세히 읽자)

목욕 재개한 몬스테라

한참을 씻은 후에야 깔끔한 모습으로 출근 준비를 마친 테이블 야자와 몬스테라. 조수석에 안전벨트까지 매줬다.

내 옆자리는 너야 초록이~

물 주지 마세요

화분에 커다랗게 포스트잇으로 “물 주지 마세요”라고 써놨다. 많은 식물을 물 조절 실패로 인해 떠나보냈다. 이번엔 집중 관리하기 위해 알림 포스트잇을 부착했다. 하지만 이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니 “집착하지 ”라고 했다. (나를 너무 잘 아는 친구 녀석들)

잎이 너무 큰 초록이.

콩즈는 이쁜 이름이 있는데 

그렇다. 첫째 콩즈는 이쁜 이름이 있는데, 1. 몬스테라, 2. 테이블 야자는 아직 이름이 없다. 콩즈 작명 때도 머리가 아팠기에 둘째 셋째 이름은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 이름 공모전을 했다. 그래서 나온 이름은?!

초록이 “연두”다.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린다. 상대적으로 더 푸른 몬스테라가 초록이, 테이블 야자가 연두다.

뿌리 잔가지를 정리 못한 연두와 케이블 정리가 안 된 책상

회사에 반려식물을 데려가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자 자리에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반려식물은 다르다. 모니터와 PC만 가득한 삭막한 회사 환경에 눈 정화를 시켜주는 비타민과 같은 존재다. 건조한 환경에 수분 공급도 되고 가끔 멍 때릴 때 모니터 대신 반려식물을 보고 있는다. 일명 식물 멍 Time. 그리고 강아지를 키우면 산책을 해서 주인이 건강해지듯이 반려식물을 키워보니 같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얘들 물 주느라 앉아만 있지 않고 종종 움직이게 되고 광합성시켜주느라 나도 함께 햇빛을 쐬게 된다. (아직 데려간 지 1주일 안 되었지만…)


초록이 연두, 콩즈를 회사에 놔두고 오니 쓸쓸해서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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