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읽고서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우리가 행하는 것에는 어차피 육욕의 냄새가 나게 마련이라는 것을 깨닫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 깨우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예외 없이 낭패의 순간을 경험한다.
삶, 사는 행위, 삶의 구조, 특히 삶의 괄목한 만한 상징인 여성은 더없이 순수한 영혼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으로 다가온다.
-조지프 캠벨-
요즘도 많은 영화들이 그렇지만 신화는 특히 남성중심적 이야기구조가 많은 것 같다. 영웅은 당연히 남성이다. 뭐 의문을 가질 필요성조차 없다.
그렇다면 신화 속 여성의 역할은 무엇일까? 남성이 시련을 벗어나게 해주는 조력자로서 또는 시련 그 자체인 유혹자로서의 역할이다.
주목할만한 이야기는 오이디푸스 이야기인데 젊은 남성은 자신의 경쟁자인 이미 성숙한 남성, 즉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 여기서 오이디푸스는 도덕적 고뇌에 빠져 고통스러워한다.(프로이트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개념화하며 주목했다)
여기서부턴 내 사견인데 남성들은 여성을 성적대상화하면서 이중적인 면모를 보인다. 관계를 맺기 전엔 여성을 여신으로 숭배하다가도 관계 후엔 혐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이 지나치면 순결성에 집착한다. 아이돌 카리나를 숭배하다가 열애설 한 번 터졌다고 비난하는 찌질한 모습이 남성성의 특징 중 하나가 아닐까..?ㅋ 영화 건축학개론에서도 묘사되었듯 미숙한 남성들의 전형적인 모습처럼 보인다. 남성들은 섹시한 여성에 열광하면서도 욕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자주 보인다.
좀 더 깊게 들어가 보자, 꿈을 개인적 신화라고 비유하면 꿈속에 나타나는 모든 인물들은 자신의 무의식 중 다양한 부분들이 투사되어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현실에서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바라는 욕망이나 비난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나 마찬가지라는 아이디어다. 융이 이미 이 부분은 아니마로 개념화한 바 있다.
신화 속 영웅들은 지나치게 순결하려고 노력한다. 관계 후 여성을 비난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더럽혀짐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신 또는 세계에 대한 뒤틀린 이상화가 큰 원인이라 생각된다. 현실은 단순히 순결하거나 더러운 이미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