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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글이 May 28. 2024

드디어 외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외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 문장만 들으면 뭔 소린가 싶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섞어 표현해 보겠다.




  사람들은 보통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려 노력한다. 각종 중독이나 취미, 사람들을 통해 잊으려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나는 외로움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친구는 날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뭐가 좋은 건지도 헷갈린다. 






  나는 외로움은 잘 모르지만 고독감은 잘 알고 있다. 검색해 보니 외로움은 수동적 혼자있기, 고독은 능동적 혼자있기로 구분하는 거 같은데, 여기선 자의적으로 나누기로 한다.




  내가 생각하는 고독은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에서 오는 근원적인 결핍감이다. 우리는 신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영원히 신에 가까워질 뿐이다.



  반면에 외로움은 특정한 대상을 전제로 한다. 쉽게 말하면 처음부터 무인도에서 태어난 사람은 고독감은 느낄 수 있으나 외로움은 느낄 수 없다.(동물이나 자연을 대상으로 한다면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은 키우던 개나 고양이가 죽으면 극심한 외로움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남은 사람은 외로움으로 고통스럽다. 






  최근 들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단순히 시간만 보내는 게 아닌, 내 마음을 조금씩 열고 연결감을 느끼니 동시에 외로움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나, 사람 좋아했었네?!’ 이런 깨달음이다.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상처받을 일도 없다. 겉으로 보면 단단해 보일지 모르지만 생명력은 희미하다. 천년동안 같은 자리에 있는 바윗덩어리보다 매년 피고 지는 꽃 한 송이가 더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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