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하나에 갈리는 하루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확인한다. 새로고침 버튼을 연신 누르고 있다. 시간은 더디게 가고 기다리는 건 도통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혹시 나만 모르는 건가 싶어. 인터넷 카페를 뒤지고 오픈 카톡방을 훑어보고 그러다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16시 땡!
"OO 결과 나왔어요"
오픈 카톡방에 메시지가 올라오자마자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또다시 태연한 척,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합격'
휴우, 다행이다. 모처럼만에 받아 든 수험표에 안도한다. 이날의 하루는 저녁 무렵 한층 들뜬 기분으로 또 다른 하루를 보낸다. 이전의 오늘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편안하게 시간을 보낸다.
며칠 전, 똑같이 문자를 기다리고, 홈페이지를 뒤적거렸다. 그날은 오픈 카톡방보다 문자가 먼저 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여다본 결과.
'불합격'
하루의 남은 시간은 혼돈과 고통 속에서 보낸다. 공부할 거리는 손에 잡히지 않고 애써 평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머릿속에는 잘못한 것 '같은' 것들만 가득하다.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불안한 생각으로 가득한 머릿속은 너무 복잡해서 지끈거릴 정도다.
문자 하나에 하루가 완전히 뒤바뀐다.
결과에 일희일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고 화가 나고 절망스럽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 끝이 있을 것이란 옅은 희망을 안고 하루를 보낸다.
그 하루의 뒤, 조금은 나아진 오늘을 꿈꾸며 책상에 앉는다.
이다지도 예민하고, 파도에 휩쓸린 부표처럼 이리저리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