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논어>로 알아보는 이상적인 군자
1.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논어>에는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어떤 사람을 좋아한다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좋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지."
2. 자공은 이어서 질문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했습니다. "그 역시 좋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지.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란 마을의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며, 마을의 좋지 않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단다."
3. 이 말이 대체 무슨 말일까요? 먼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은 당연히 좋은 사람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에 모두가 미워하게 되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모든 사람이 칭찬하는 사람은 왜 좋은 사람이 아닐까요?
4. 그 이유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모두에게 칭찬을 받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쁜 사람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나쁜 사람이 나쁜 행동을 해도 모른 체하거나 도와줘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는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한 기회주의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5. 따라서 공자는 "좋은 사람이란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며, 좋지 않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이라고 답한 것이죠. 하지만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좋지 않은 사람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에게 잘해 주면 좋은 사람이라 느끼고,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나를 싫어하면 그 사람이 싫어져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6. 이에 공자는 "군자(이상적인 인간)란 그릇 같은 사람이 아닌 사람이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릇은 국그릇, 밥그릇, 물컵, 소주잔 등 보통 그 용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보통 그 용도에 맞게 쓰이는데요. 다시 말해 그릇 같은 사람은 '어떤 특정한 기능만을 가진 사람'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7. 공자가 말하는 군자는 '그릇과 같이 쓰임새가 한정되어 있지 않은 사람'을 뜻합니다. 그릇과 같은 사람이 군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정해진 그릇 같이 어떤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만 노력을 하기 때문인데요.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불의한 일을 저지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자는 그릇 같은 사람이 아닌 사람이 군자라고 말한 것입니다.
8. 요즘 같은 시대에는 한 가지만 잘하는 '전문성'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기술 하나만 잘 배우면 잘 먹고 잘 산다는 말도 나오고 있죠.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큰일을 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고정된 틀을 버리는 게 중요합니다.
9. 특히 오늘날에는 다양함을 받아들이는 게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문분야에 대한 진입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여러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잘 결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철학과 기술이 만나고,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며, 건축과 예능이 만나고 있습니다.
10. 스티브 잡스의 인생만 봐도 다양함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명언 중 하나는 "Connecting the dots(점을 연결하다)"입니다. 잡스는 얼핏 보면 스마트폰 발명과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캘리그래피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이후 그는 이 경험으로 인해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의 감각적인 폰트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아직까지도 애플의 성공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 요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1.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릇과 같은 고정된 틀을 지니면 안 됩니다. 무엇이든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큰일을 할 수 있는 군자가 될 수 있습니다.
“子曰 君子不器(자왈 군자불기): 군자는 쓰임이 정해진 그릇이 아니다. 그릇은 각기 쓰임이 정해져 있지만, 군자는 모든 곳에 쓰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군자’라는 인간형이 무한한 쓰임과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 공자 <논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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