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icemeanin Aug 07. 2020

나를 나답게 해주는 사람

매 순간 나 다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키워 주신 어머니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건 제 인생이에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모와 자식의 갈등 장면이다.

주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님의 뜻에 따라 살던 인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그 길을 가려할 때, 이 같은 대사가 나온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본인의 인생이니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 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굳이 드라마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요즘 우리들에게 강조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인 듯하다.


・자존감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주체성 

(자기의 재질, 역량, 가능성 위에서 장래의 목표를 설정,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모습)


시중에 나와 있는 자존감, 주체성이라는 키워드로 검색되는 수많은 서적들.

이 외에 욜로(YOLO)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드라마와 현실이 다르듯, 나에게 자존감과 주체성을 갖도록 해 준 사람은 우리 어머니였다.

매 순간 내가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셨다.


어머니는 조금 특별한 분이셨다.


1. 매번 사과를 하셨다.

'물어보지 않고 낳아서 미안하구나.'라고.

이 말을 언제부터 들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성인이 된 지금 그 의미를 알고 있다.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또한 본인의 의지로써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이 있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시련도 겪어야 한다.

이때 자식이 마주 하게 될 아픔을 부모로서 전부 해결해 줄 수 없음에 미안해하셨던 것이다.


이왕 시작된 삶, 어떤 삶을 살지는 내 의지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러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내가 아니어도 괜찮다.

남들이 보기에 정체되어 그대로 서 있는 듯 보일지 몰라도, 무빙워크에서 가만히 있으면 뒤로 밀려나듯, 나는 오늘의 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니까.

 


2. 자식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셨다.

물론 우리 어머니도 자기 자식을 제일 예뻐하는 고슴도치다.

하지만 나의 외모나 능력,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선 꽤 객관적으로 말씀하셨다. 

예를 들어 사춘기 시절,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SKY 대학을 갈 수준은 아닌 듯하고, 좀 더 내가 원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을 정도니까. 


물론 서운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덕분에 나는 공부보다 내가 좋아하는 미술 시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그림 그리기에 약간의 소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또래들보다 빠르게 중학생 때 이미 디자이너로 진로를 정할 수 있었다.



3. 힘든 시간을 버티는 법을 알려 주셨다.

초등학생 때 방학이 되면 매일 새벽 어머니와 함께 조깅을 했다. 덕분에 운동 젬병이던 내가 장거리 달리기 만은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잘하게 되었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면, 고되지만 오늘 하루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어느새 가지고 있던 고민들이 사라지고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느낌이 좋아, 힘든 일이 생기면 운동을 했다. 사회생활을 갓 시작하여 회사에 적응하느라 힘들었을 때는 마라톤을 하기도 했고, 지금도 마음이 복잡할 땐 집 앞 공원을 뛰기도 한다.






나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경제적으로 좋은 조건, 화려한 외모, 뛰어난 지성..

이런 부분들과는 거리가 좀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다행히 내가 맞이한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가치를 알고 있고, 매일 좋아하는 디자인 일을 하고 있으며, 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운동으로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도 지니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렇게 나 다운 나를 만들어 주셨던 어머니라는 존재가 이젠 내가 나답지 않은 생각이나 행동을 할 때, 마치 생선가시가 목에 걸린 듯 마음이 쓰이고, 곧 나를 제어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오늘도 자신 있게 하루를 시작해 본다.

'우리 어머니가 나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참고


자존감, 주체성 정의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

작가의 이전글 디자이너를 위한 블록체인 기본 용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