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이후 1년
COVID19 이후 1
안 좋은 일들만 기사가 나오면 아버지에게서 톡이 온다.
“잘 지내지?”
단 몇 글자지만 걱정이 가득 담겨 있는 아버지의 질문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COVID19
인종차별
인생에서 경험하기 힘든 여러 가지 일들을 미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짧은 시간에 노출되어 버리다 보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늘 우리 가족을 걱정을 하고 있다.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 좋은 풍경에 웃고 있는 손녀의 사진을 보내어 드려도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기사들은 이곳에 지내고 있는 우리를 걱정하기에 좋은 기사들로 가득하다.
분명한 건 작년을 생각하여 보면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이 이제는 익숙해져가고 있고, 눈치도 조금 더 늘어 눈치껏 상황에 대응도 잘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 좋은 미국 사람들을 만나서 모든 사람들이 기사에 나오는 그들과 같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현지인들도 특정 시간 또는 특정 장소는 방문, 이동을 조심하는 곳이 있으니 현지인들보다 좀 더 조심해서 움직이고, 방문을 자제한다면 위험에 노출되는 환경이 감소한다는 걸 알기에 주의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렇게 나름의 생활방식을 찾아서 지내고 있으니 생각보다는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
얼마 전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시지 않은 한국분이 나에게 물어본 게 있다.
“작년에 정말 휴지가 마트에 없었나요?”
“네”
작년에는 정말 휴지, 물 같은 생활용품을 대략 두 달 정도 살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고 싶은 물건을 골라 살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휴지, 물이 없을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보니 덕분에 집에 늘 생필품이 여유 있는지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그렇다 잘 지내고 있다. 머 정확하게 말하면 작년보다 덜 불편하게 지내고 있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마스크를 사용하며 생활하는 게 익숙해진 거도 있지만 미국은 현재 백신 접종률이 1차 접종은 대략 42%, 2차 접종은 28.5% 까지 마쳤다고 CDC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여전히 조심해야 하지만 백신을 맞은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고, 나도 1차 접종을 끝낸 상태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이보다 잘 지내는 게 어디 있을까 싶다.
이번 주 2차 접종이 예약되어 있다. 화이자 백신은 모두 2차를 맞고 아프다고 하여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 또한 잘 지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아버지가 걱정을 하지 않으시면 좋겠다.
“잘 지내지?”라는 단순한 안부 인사가 되면 좋겠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도 빠른 시간에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