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도서관 공사를 하고 개관한 도서관은 내 기준에서는 정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에게는 완벽한 놀이터.
물론 좋아하던 <흔한 남매>라든지, <카카오프렌즈> 여행 시리즈는 모두 폐기되었지만, 이제 그런 시리즈를 찾는 빈도도 잦아들었다.
사인물은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가 않는다.
'아 이제 끝이구나!'
하고 나면 '맞다 저 부분 이거!' 하고, 잠이 들 때가 되면 '아 이 부분 저거!' 하고 생각나는 식이다.
여전히 뭔가가 부족하고 허전하다. 어딘가 깜박하고 못 채워넣은 것이 있을 것만 같은 강박이 있다.
고심하며 새겨넣은 글귀들이 하릴없이 서가 사이를 걷다가, 책표지에 혹해 꺼내들었다가 생각보다 마뜩찮은 내용에디시 넣다가, 햇살을 받으며 실컷 책을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생각지 못하게 너희와 만나 너희들의 학창시절을 예쁘게 물들였으면 좋겠어. 힘들 때 버틸 수 있게 하고, 내 편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느낄 때 떠올릴 수 있는 안전한 곳을 하나쯤은 갖게 해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