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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개통 후 뒤늦게 개통한 공통점을 가진 '마곡나루역'

환승 가능노선 - 9호선, 공항철도

by 철도 방랑객

9호선과 공항철도는 가까운 거리에서 두 번 연달아 만난다. 한 역이 김포공항역이고 다른 한 역은 마곡나루역이다.


원래 마곡나루역은 9호선에만 있던 역이었다. 그 9호선 역도 5호선 마곡역이 그랬던 것처럼 건설이 끝났음에도 미개통 상태로 오랜 시간 남아있기도 했다.


그리고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생기기 전까지는 급행열차가 통과하던 보통 역에 불과했다. 공항철도 개통 후 9호선이 3단계 개통을 할 때서야 비로소 급행열차가 정차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마곡나루역은 주요 역으로 인정받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 쌍섬식 승강장으로 되어있지만 환승역이 된 이후에 급행열차가 정차하게 된 9호선.


공항철도의 경우 마곡나루역이 생기기 전에는 무려 11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어떤 역에도 정차하지 않고 달렸다. 서울에서 이렇게 긴 구간을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은 기차가 아니면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니 얼마나 오랜 시간을 달렸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 공항철도 장점을 줄여버린 중간 역

공항철도는 공항과 도심을 잇는 가장 빠른 철도인 만큼 역 간격도 긴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먼 거리를 빠르게 연결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노선이다.


공항철도 역 중 환승 시간이 2분 남짓 소요되는 짧은 환승역은 인천 1호선과 만나는 계양역과 직결운행을 염두에 둔 김포공항역에 불과하다. 이처럼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이유는 바로 빠른 속도에 있었다.


그런데 경부 고속철도가 처음 개통했을 때와 지금 정차하는 역의 개수가 서로 다르듯 공항철도도 첫 개통 때의 역보다 지금이 훨씬 많아졌다. 그 중 한 역이 바로 마곡나루역이다.


바로 인근에 김포공항역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마곡나루역의 개통은 경의중앙선의 효창공원앞역만큼이나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그래도 서울역에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는 아직 한 시간 내로 주파가 가능한 부분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한 시간은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공항까지 한 시간 이내 도착과 한 시간 초과 도착은 느낌 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공항철도가 생기기 전 9호선의 급행열차는 김포공항역에서 가양역까지 무려 4개 역을 그냥 지나쳤다. 그러나 이제 9호선 급행열차도 4개 역 중 하나였던 마곡나루역에 정차하면서 9호선 다른 구간과 비슷한 거리만큼 이동하게 되었다.


한편 김포공항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무정차 운행을 했으나, 이제는 마곡나루역 개통으로 공항철도에서 정차 없이 10분 이상 달리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다.

◆ 공항철도만의 독특한 역 번호 체계

공항철도의 역은 역 번호가 다른 역과 다른 방식으로 채택된다. 처음 개통 때부터 있었던 역은 공항을 뜻하는 ‘A’와 두 자리 숫자가 더해져 ‘A00’ 형태로 번호가 매겨진다.


그러나 중간에 새롭게 개통한 역은 인접 역 중 빠른 역 번호에 한 자리 숫자를 더 붙여서 사용 중이다. 개통 이후에 새로 생기는 역이 많아져서 부득이하게 역 번호 체계를 바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체계는 통일성 측면에서 조금 떨어질 수 있다. 그래도 고유의 역 번호를 바꾸지 않고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역 번호가 바뀔 때마다 역사 내의 정보를 다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공항철도의 시도는 다른 노선에서도 참고해볼 만 한 시도가 아닐까 싶다.


▲ 인접 역과 숫자 개수가 다른 마곡나루 역 번호.


마곡나루역의 역 번호는 ‘A042’로 인접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의 역 번호인 ‘A04’에 ‘2’를 더 붙여서 탄생했다. 마곡나루역이 공항철도 초기부터 있던 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 승강장 위치로 인해 길어진 환승통로

마곡나루역은 최근에 생긴 역인만큼 환승 안내가 상당히 잘 되어있다. 특히 공항철도 승강장은 바닥에서부터 환승통로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유도해 놓았다.


공항철도 승강장의 환승통로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쪽에 치우쳐 있는데 그 반대편에서부터 바닥에 유도선을 환승통로까지 쭉 이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바닥에 유도선을 표기해놓은 공항철도 승강장.


대합실로 올라오면 바로 개찰구가 보이는데, 이곳을 무의식적으로 통과할 환승 승객을 염두에 뒀는지 기둥에 9호선 안내를 아주 크게 해놓은 것도 볼 수 있다.


개찰구의 경우 환승통로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환승통로에는 ‘환승’이라고 표기해서 차이를 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개찰구도 ‘나가는 곳’ 표기를 해 놓은 상태다.


▲ 공항철도 출구 방향 개찰구.
▲ 공항철도 환승통로 방향 환승게이트.


환승게이트를 통과하면 대부분의 공항철도 환승역에서 볼 수 있는 트레이드마크인 무빙워크가 등장한다. 그래도 인접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비해서는 길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이곳을 통과하고 나서도 또 한 번의 에스컬레이터가 등장하는데, 이곳을 올라가야 9호선 대합실이 등장한다. 분명 높이 차이가 나는데도 환승통로나 9호선 대합실이나 모두 지하 1층이라고 표기한 점도 눈길이 간다.


▲ 환승통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빙워크.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1월 4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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