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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ALE Jul 06. 2021

아메리칸캐쥬얼과 아메카지

빈티지패션의 모든것 #1

빈티지란 무엇일까

나는 빈티지의류를 좋아한다. 현재옷장에 걸려있는 옷의 절반이상은 빈티지 가게에서 산 옷이다. 계절이 바뀔때쯤이면 이제는 홍대일대의 빈티지가게들을 쭉 둘러보곤한다. 이렇게 수년째 나름 빈티지 매니아이자, 전도사로서 주변에 빈티지를 많이 추천하기도 한다.

그러던중 어느날 문득 궁금해졌다. 그런데 빈티지가 정확히 무얼 말하는거지? 어렴풋이 추측하기에는 낡은것?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것? 자칭 빈티지매니아로서 이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포스팅시리즈를 통해 빈티지, 그리고 빈티지패션에 관한 모든것을 낯낯이 탐구해보고자 한다.


우선 빈티지의 어원은 와인의 생산에서 전해진것이다. 사전적정의로는 아래와 같다.

Vintage

명사

1.특정한 연도지역에서 생산된 포도주, 또는 그런 포도주가 생산된 연도

2. 포도수확기

형용사

1.고전적인, 전통 있는, 유서 깊은, (특정 인물의 작품들 중) 최고의

빈티지의 어원은 와인에서 유래했다.

포도주는 종류에따라 긴 숙성기간을 갖을 경우 퀄리티가 높아지기때문에 오래된 것 자체가 일종의 프리미엄된다. 이렇듯 빈티지와인처럼 오래된것이 낡은것이 아니라 숙성되어 오히려 가치가 상승해 좋은것이라는 의미로서 사용되는 명사가 된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빈티지소품, 골동품, 빈티지의류이다.


그렇다면 다시한번 드는 궁금증, 빈티지와 중고는 무엇이 다른걸까?

우선 공통점 부터 얘기해보자면 두 단어 모두 새것이 아닌 옛것 혹은 지난것을 지칭한다는 점이 같다. 하지만 빈티지는 낡은것이긴하나 오히려 가치가 상승할 수 있고 오히려 희소성이 높아 가격이 새것보다 비쌀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제품)과는 비교된다. 마치 숙성된 와인처럼 말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중고차가게에서 감가상각된 가격으로 차를 살 수 도 있고 1930년대에 생산된 올드카를 생산당시 판매가의 몇배나 줘야지 지금 살 수 있는 것처럼말이다. 이렇듯 지난 옛것의 멋을 사랑하는게 빈티지라고 생각한다.


빈티지와 아메리칸 캐쥬얼

빈티지샵을 방문해봤다면 칼하트(Carharrt), 디키즈(Dickies), 폴로(Polo), 리바이스(Levis)와 같은 브랜드들이 익숙할 것이다. 모두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들이다. 빈티지샵마다 다르긴 하지만 국내의 대다수 빈티지샵은 이런 '아메리칸 캐쥬얼'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아메리칸 캐쥬얼에 기반을 두고 있는 한국의 빈티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메리칸 캐쥬얼(American casual)과 아메카지(amekaji)라는 두 가지 패션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아메리칸 캐쥬얼은 말그대로 미국 사람들이 입는 '미국적인' 패션 스타일과 의류를 뜻한다. 클래식한 미국의 아메리칸 케쥬얼 스타일을 좀 더 세분화하자면 아이비리그 학생들의 옷차림, 청바지, 히피 스타일, 미국 서부의 스포츠웨어, 1950년대 레트로스타일, 뉴욕의 스트리트웨어, 빈티지 워크웨어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각각의 스타일은 '미국식' 패션의 정체성을 만드는 하나의 퍼즐들이 되었고 이러한 스타일을 통칭하여 아메리칸 캐쥬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세계 2차 대전이후 아메리칸 캐쥬얼은 유럽의 고급브랜드를 중심으로 흐르던 세계의 패션흐름에 던져진 큰 반향이었다. 유럽의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패션문화에 비해 보다 일상적이고 실용적인 미국의 패션은 미국의 경제적 성장과 대중문화의 영향력과 함께 퍼져나갔다.


아메리칸 스타일을 받아들여 발전시킨 아메카지

아메리칸 캐쥬얼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 일본 브랜드 van

이 시기 일본은 미국의 패션, 문화, 경제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 아메리칸 캐쥬얼을 일본식으로 소화한 결과가 아메카지가 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미국 사람처럼 옷 입기의 결과물로 아메카지가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메카지는 일본과 미국의 문화적 융합으로 생겨난 것이다. 50-60년대 일본의 교역업자, 잡지사 에디터, 예술가, 뮤지션들은 미국의 하위문화(Sub culture)로부터 영향을 받아 미국의 의복 스타일을 접했다. 특히 남성복에서 미국식 의복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960년대 미국의 아이비리그 스타일을 모방한 옷차림의 일본 젊은이들을 미유키족이라고 불렀었는데 대중적이미지는 썩 좋지 않았던것으로 보인다. 언론에서는 그들의 미국따라하기와 한량과 같은 모습을 비판했고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는 길거리에서 대대적인 깔끔한 셔츠를 입고 머리에 포마드를 발라 넘긴 미유키족 소탕작전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과도기를 지나 아메카지가 일본의 문화에 정착했다. 그리고 아메카지는 이제 아메리칸 케쥬얼의 하위 범주가 아닌 하나의 패션 장르로 인정받을 만큼 독특한 스타일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식 미국스타일'이 미국에 역수출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젊은이들은 일본의 패션 잡지를 다운로드해서 보고 패션 스냅사진을 구독해서 본다. 어느새 무시받던 모방문화가 쿨한 스타일이 된 것이다.


한국의 빈티지는 진화할 것인가

한국의 빈티지패션은 빈티지샵의 확산과 함께 이루어졌다. 90년대에는 미국의 대중문화에 영향을 받아 X세대들이 미국적인 패션을 입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부터는 일본 패션의 스타일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에는 소위 '니뽄삘' 패션이 옷 잘입는 남자들에게 핫한 키워드였는데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피식대학의 05학번 용남이 캐릭터가 니뽄필 쇼핑몰사장인것도 이러한 시대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후 아메리칸 캐쥬얼과 아메카지를 한국식으로 소화해가며 한국식 아메리칸 캐쥬얼이 빈티지 시장을 이끌게 됐다.

빈티지샵들은 대학가와 번화가를 중심으로 밀집되어 형성됐다. 이제는 번화가에 가면 빈티지 샵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특히 홍대, 이태원, 건대, 동묘와 같은 지역에는 빈티지샵이 밀집되어 있다.

한국의 빈티지에 대해 어떤 이들은 미국을 모방한 일본을 또다시 따라 하는 김치카지라며 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편협한 생각이다. 문화는 복합적이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유기적인것이다. 분명 한국 패션은 한국 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가미하여 빈티지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독창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것은 좋지만 외부에서 영향을 받은 문화를 배척한다면 문화를 진화시킬 수 없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음악장르가된 K팝도 여러가지 장르를 받아들여 고유한 영역을 만들 수 있었다. 남의 눈치를 보기보단 우리가 영향받은 문화를 이해하고 발전시켜 더 단단히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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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책_Amet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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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파이레츠 유튜브 채널에서 스타트업, IT서비스 그리고 디지털노마드에 관한 흥미로운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pZZ-SPvgJQXGbsb55M7M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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