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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생활자 Nov 01. 2021

2021.11.01

며칠 전에는 오래전 여행을 함께 한 손님의 전화가 왔다. 남편이 출장을 갔다니, 여행을 할 만한지 궁금했나 보다. 내년엔 여행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예방접종자의 경우, 여행을 하느냐 마느냐는 본인의 의지이고 절차상 복잡해졌을 뿐, 이제 여행의 통제는 무의미함을 말해주었다.


뻘쭘했던 걸까, 응원을 해주고 싶었던 걸까. 그동안 잘 지냈냐는 그의 물음에 나는 잘 지내지 못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참 많이 힘들었다고, 겨우겨우 살았다고. 그는 또 그동안 잘 버텼다고 말했는데, 나는 이어서 말했다. 아니라고, 나는 잘 버티지 못했다고, 너무 힘들어서 몇 번을 무너졌고 아이는 이 상황을 못 받아들여서 많이 변했다고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고 나도 미안해서, 이런 말만 하게 되어서 사람을 많이 안 만난다고. 물어보지 않으면 내가 먼저 그동안의 얘기도 꺼내지 않는다고,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래그래 하면서도 그 사람은 참 많이 당황스러웠겠지.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는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생각했다. 하루 정도 생각을 정리해보니 그렇다. ‘그 회사는 잘 버텼다고. 그 회사를 그만큼 버티게 하기 위해서 우리 가정은 너무 힘들었다고. 그 회사가 버틴 만큼 우리 가족은 많이 무너졌다고. 남편은 회사를 선택했고 나는 가정을 선택했다고. 그 가정이 쓰러질 것 같아서 온 몸으로 버티고 버티고 있다고. 그래서 잘 버티지 못했다고.’


 2년을 생활비   받지 못하고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받고 공공근로 알바와 과외로 부족함을 채우며 살고 있다.   명의의 대출을 받아  명의 직원의 급여를 조금 삭감한  주고 있으며, 월세와 관리비를 내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남편은 직원들도 먹고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가족도 부양하지 못하면서. 지금의  사실에  이상 불만을 갖지도 다툼을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서로 다른 지금의 선택을 나는 평생 마음  편에 담고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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