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해물 또는 콩나물을 넣고 끓인 신라면을 통해 본질도 충분히 가변 하는 성질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주말에 나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일어났다. 요리를 취미로 가진 나는 이 허기를 잠재우고자 부엌을 뒤지던 찰나에 내 눈에 쏘옥 들어오는 신라면을 발견했다. 겉표지가 고추가루가 연상되는 빨간색이고 한자어 매울 신이 적힌 이 라면은 매운 맛으로 정평이 났다.
이러한 라면을 한 손으로 움켜잡고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머리 위에서 전구가 딱 켜지는 상상이 연출이 됐다. 해물을 넣고 끓이면 맛이 한결 나아진다는 묘수(?)가 떠올린 후 시쳇말로 냉장고를 털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꽃게, 바지락, 오징어가 냉장고 안에 있어 이들을 꺼내 손질을 한 뒤 냄비에 넣었다.
이러면서 이 라면의 매운 맛과 해물이 연출하는 맛을 추측했다. 언뜻 매운탕집에서 끓인 얼큰하면서 매운 매운탕이 연상됐다. 이를 잔뜩 기대하면서 요리가 완성된 해물신라면(가칭) 먹자마자 이 기대는 온 데 간 데 사라졌다. 대신 시원한 맛이 나를 반겼다.이 맛도 나쁘지는 않아 맛있게 먹었다. 이윽고 이 라면의 본질은 매운 맛인데 해물이 곁들여지니 시원한 맛으로 변하는구나!라며 탄성을 내지르면서 본질도 가변적임을 알게 됐다.
이는 사람들이 철썩같이 믿은 '본질은 불변하다'라는 인식과는 대비된다. 이래서 이 글을 읽은 대다수 사람들은 이에 수긍하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럴 것이 서양철학의 아버지 플라톤이 이데아를 내세우면서 본질은 객관적이라고 불변하는 특징이라고 단언한 점과 인터넷에 '본질, 불변' 단어를 동시에 입력해 검색하면 '본질은 불변하다'라는 문장이 잇따라 등장해서다. 예컨대 블로거 센스쟁이는 블로그 '정박사의 공감노마드21'에서 본질은 옳고 그름 판단 기준 하에서 불변하는 진정한 핵심가치라고 적어놨다. 나머지는 각 자가 직접 이를 검색해 확인하기 바란다.
글을 마치면서 저자 와카드 아메드가 저술한 폴리매서에 소개된 내용을 적어보겠다. '어제까지 맞던 지식이 오늘은 갑작스레 틀린 게 현실이다. 이에 우리는 자신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고치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본질 역시 절대적으로 불변하는 게 아니라 가변적이 특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즉, 세상이 급변하는 시대에 뚜렷한 정답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