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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현 Mar 05. 2024

잘 사는 법 ... 당신이 옳다는 맹신 버려라

뿐인 인생이 활짝 피어오르는 방법을 전달하겠다. 이건 바로 당신이 옳다고 전적으로 믿은 맹신을 버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례를 언급하겠다. 나는 권투를 연마 중이다. 체력 단련, 최근 부쩍 늘어난 묻지마 폭행에 대처하기 위한 호신술, 정신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자연스레 권투와 관련된 인맥이 늘어갔다. 이 중 자주 만나던 모 관장 님은 애주가로 소문이 자자했다. 술을 얼마나 마셨으면 별명이 '탱크'이다. 전쟁터를 거침없이 내달리는 탱크마냥 모 관장 님이 술을 들이키는 모습이 닮았기 때문이란다.


술을 좋아하던 모 관장 님은 이 별명을 분신으로 여겼다. 하지만 과유불급이 발생했다. 주야장천 마셔 대던 술 때문에 모 관장 님은 부정맥을 앓기 시작했다. 어느 때는 요동치는 심장박동으로 약 3시간가량 자신의 심장을 손으로 움켜잡은 채 체육관 책상에 앉아 있기도 했다. 이만하면 금주를 선택할 법한데 불행히도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모 관장 님은 이 질병에 아랑곳 않고 음주를 이어갔다.  


이랬던 모 관장 님에게는 더 큰 충격파가 도사리고 있었다. 바로 뇌졸증이다. 고령으로 권투장을 접은 뒤 새로운 사업을 개시하려던 모 관장 님은 돌연 자취를 감쳤다. 이러자 주변인은 애를 태우며 수소문을 했지만 행방은 묘연했다. 누군가는 "감옥 간 게 아냐?"를 강하게 예상했고, 다른 이는 귀향설을 도마에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1년이 흘러갔다. 주변인들 기억 속에서 모 관장 님은 점차 바래져갔다. 이렇게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듯이 돌아가는 와중에 느닷없이 내 핸드폰에 모 관장 님 전화번호가 떴다.


순간 전율이 일어났다. 속으로 "관장 님이 맞나?"라는 의심을 품으면서 전화를 귀에 댔다. 수화기 너머에는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석현아. 나야.  관장"

"안녕하세요? 관장 님. 왜 연락이 두절 됐어요? 사람들이 걱정했어요!"

"아팠어. 뇌졸증에 걸려거든"

"진짜요? 어쩌다가요?"

"그렇게 됐어. 병문안 와"

"네. 가야죠"


이후 서로 간에 정한 약속날짜에  k 사범 님과 함께 옷을 떨쳐 입고 병문 안을 갔다. 한국인 정서상 병문안을 맨 손으로 갈 수가 없어 모 관장 님 자택 근처에서 전화를 걸어 "관장 님, 뭐 드시고 싶은 게 있나요?"라고 여쭈어봤다. 보양식 등을 답변으로 예상한 나는 이어지는 관장 님 대답을 듣고 기절초풍했다. "그게 뭐더라, 아이유가 cf를 찍은거... 자몽소주가 먹고 싶다"


다행히도 곁에 있던 모 사범 님이 이를 제지해 고향만두 등을 구입하고 관장 님 자택으로 발 길을 옮겼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모 관장 님은 기대에 부푼 말투로 "내가 말한 자몽소주를 사왔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당황한 표정을 띤 채 나는 "아니요"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변을 날렸다.


이만하면 술 생각이 일단락되겠지라고 판단한 나는 이어지는 모 관장 님의 말 때문에 뒷통수를 망치로 '쿵'하고 맞은 느낌이 들었다.


"테이블에 앉아. 한 잔씩 하게"


이미 관장 님은 쿠팡을 통해  많은 장수막걸리를  구입하면서 음주를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심장에 말썽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음주로 뇌까지 망친 상태이지만 술을 입에서 떼지 않은 관장 님을 바라보면서 측은감이 들었다. 음주에 대한 생각만 버리면 분명 더 값진 인생을 살 수 있는 게 당연해서다.



우리는 부모 님으로부터 값진 생명을 부여받고 임생을 살아간다. 이러면서 꽃 길만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가령, 한강 뷰가 보이는 값 비싼 아파트에서 눈을 뜨거나 사랑하는 남편 얼굴을 마주하면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달콤한 결혼 생활을 꿈꾼다. 물론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탄탄대로를 걷는 절대내공도 보유하기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상상과는 달리 현실은 시궁창인 게 뻔하다.  그러면서 흙수저 출신, 정부가 무능하다는 등 남 탓 하기에 몰입한다. 이러한 현실이 어느 정도는 우리들 발목을 잡는 게 사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이보다 더욱 우선적인 내용을 전달하고자 한다.

"당신이 옳다고 맹신하는 생각 먼저 버려라"

상술한 모 관장 님마냥 자신을 무덤으로 이끌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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